사회
'유모차 생이별' 만드는 인천지하철 2호선…개선 대책 있나
입력 2017-05-20 15:53 
인천지하철 2호선 / 사진= 연합뉴스
'유모차 생이별' 만드는 인천지하철 2호선…개선 대책 있나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엄마는 전동차에 탑승하지 못한채 아기와 유모차만 실리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천 2호선은 기관사 없이 무인 시스템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돌발상황이 발생해도 승객 스스로 자기 안전을 챙겨야 하는 실정입니다.

19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17일 오후 1시 44분 인천시청역에서 A(27·여)씨는 14개월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고 전동차에 타려 했지만, 갑자기 문이 닫혀 유모차를 놓쳤습니다.

다행히 A씨 친구가 전동차에 먼저 타고 있어서 아이를 다음 역에서 찾을 수 있었지만 A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앞서 4월 16일에는 가정중앙시장역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6개월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엄마는 전동차를 타려다가 갑자기 문이 닫히는 바람에 아이와 생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한 승객이 다음 역에서 유모차를 끌고 나와 기다려준 덕분에 엄마가 아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약 7분간 아이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끔찍한 공포에 몸서리쳐야 했습니다.

작년 8월 10일 독정역에서는 여성 승객이 아이 2명을 데리고 승차하던 중 3살짜리 아이의 발과 유모차가 승차장과 출입문 틈에 끼어 승객들이 비상 스위치를 눌러 문을 강제개방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이런 종류의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승객의 승하차를 제대로 확인하는 기관사나 모니터가 없고 역 정차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1호선은 29개 역의 정차시간이 30초이고 돌발상황 발생 땐 기관사 재량에 따라 추가로 더 정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호선은 3개 환승역 정차시간만 35초이고 대다수 일반역은 25초에 불과합니다.

일반적으로 유모차를 가진 부모가 다른 승객들의 승하차를 모두 기다렸다가 나중에 타는 점을 고려하면 촉박한 시간입니다.

문제는 유사 사고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천 2호선 전동차 출입문은 승객이나 장애물이 문에 걸릴 때 최대 5차례까지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합니다.

그런데도 승객이나 장애물이 출입문에 걸려 있으면 전동차는 출발하지 않고 멈춰 서게 돼 있습니다.

스크린도어 역시 각 문에 12개의 레이저 센서가 설치돼 있어 승객이나 물체가 걸려 있을 땐 문이 닫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선 사례처럼 유모차만 전동차 안에 들어간 상황에서 문이 갑자기 닫힐 때 부모가 놀라 손을 놓고 물러나게 되면 장애물 인식을 못 해 문이 닫히게 됩니다.

유모차만 전동차에 들어가고 부모는 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인천교통공사는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 등 교통약자는 혼잡이 덜한 차량의 출입문으로 안내하는 표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동차 내부 근무를 하며 돌발사태에 대비하는 안전요원의 근무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혼잡시간대 공익요원 증원 배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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