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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임세미 "고소영-조여정 선배와 한 앵글, 상상도 못했죠"
입력 2017-05-20 06:51 
`완벽한 아내`에서 내연녀이자, 사건의 열쇠를 쥔 정나미를 연기한 배우 임세미. 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살다 보니,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예쁜 미모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정나미.' 배우 임세미(30)가 전달받은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시놉시스 속 자신의 역할인 정나미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은희(조여정 분)의 야망과 돈에 얽혀 구정희(윤상현 분)를 유혹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정나미는 작품의 열쇠를 쥔 인물이었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작품에 심취하다가 빨리 이사하는 듯한 느낌 때문에 허한 적이 많았죠. 이번에는 정나미가 죽음으로 끝을 맺어서 차분한 느낌이에요. 정나미는 '꽃뱀' '내연녀'로, 돈 많은 사람을 꾀어가면서 엄마의 수술비를 내고 자기의 멋을 꾸미는 친구였어요."
'완벽한 아내'는 어린 시절 학대를 받은 뒤 구정희에게 집착하게 된 이은희가 평범한 주부인 심재복(고소영 분)의 삶을 뒤흔드는 스토리였다. 정나미는 구정희에게 일부러 접근했다가 그와 사랑에 빠졌고, 결국 이은희와 다투다가 난간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이은희 어머니에게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살아 돌아왔으나 다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순항하던 '완벽한 아내'는 이 장면을 시작으로 '막장'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시청자와 같은 마음으로 작품을 보는 편이어서 반응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어요. '이야기가 조금 벗어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완벽한 아내'는 여자가 주도하는 흔하지 않은 장르였죠. 고소영 조여정이라는 멋진 선배님들과 같은 앵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임세미는 등장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위기에 처한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는 등 자극적인 장면이 많아서였다. 유부남인 구정희와 키스한다거나 그의 아내 심재복에게 머리채를 뜯기기도 했다. 2회에서는 고소영과 코믹 액션을 선보였다. 심재복이 남편의 내연녀인 정나미와 처음 마주하는 장면이었다.
"액션 스쿨에 가서 연습했어요. 액션 감독님과 호흡을 맞춰야 했죠. 정나미가 맞은 뒤 웃기게 날아가야 한다고 들었어요. 몸 쓰는 연기를 한 번 하기 시작하니까 이후로도 계속 이어졌죠. 촬영장에 갈 때마다 저를 위해 액션팀이 대기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정나미는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마냥 화려한 치장을 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임세미는 코믹 연기를 위해 온몸을 던져야 했다.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눈빛과 행동으로 상대를 어떻게 홀릴까 고민했는데, 몸을 쓰는 장면이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전이 이어진 '완벽한 아내'처럼 정나미도 기존 내연녀 역할과는 달랐다.

"구정희를 만날 때는 예쁜 옷을 입었지만, 정나미가 죽은 것으로 위장한 뒤에는 평범한 모습이 됐죠. 다시 살아온 후로는 한두가지 옷만 입는 걸 고집했어요. 방황하는 상황을 전하고 싶었던 거죠. 그동안 의상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상황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완벽한 아내' 제의를 받고도 임세미는 망설였다. 무턱대고 잘하겠다고 하기에는 '꽃뱀'이라는 역할은 부담스러웠다. 제작진은 정나미가 극 초반에 중요한 역할이고 '귀여운 악역'이라고 강조했다. 임세미는 정나미가 의외성이 있는 인물이라고 보고 작품에 뛰어들었다.
"제 캐릭터가 도도하고 새침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왈가닥이었죠. 정나미가 돌아올 때 행동으로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장면이 별로 없었어요. 정나미가 죽은 거보단 극 안에서 더 뛰어놀면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아쉬웠죠."
부진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완벽한 아내'는 임세미에게 의미 있는 드라마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배우인 고소영, 조여정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선배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전했다.
"고소영 선배님 미모에 빠져서 계속 보기만 했어요. 선배님과 처음 연기할 때 맞고 코피 흘리는, 웃기는 신을 온종일 촬영했죠. 선배님의 눈빛을 좋아했던 거 같아요. 마음이 끌리는 선배님이시죠. 조여정 선배님과는 제가 뺨을 맞는 장면에서 처음 만났어요. 대본에 따라 항상 긴장해야 하는 관계인데도 선배님이 저를 후배가 아닌 동료처럼 대해주고, 항상 격려해주셨습니다."
임세미는 `완벽한 아내`에서 호흡을 맞춘 고소영-조여정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사진|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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