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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4번’같은 타자들…제2의 클린업맨은 누구
입력 2017-05-20 06:02 
프로 5년차인 NC 나성범은 2014년 부터 타율 3할대,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하며 팀에 든든한 존재가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4번 타자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중심타선에서도 중심인 4번 타자는 타석에 서기만 해도 위압감이 흐르곤 한다.
흔히 4번 타자를 ‘클린 업 맨이라고도 부른다. 진루한 선두타자를 한 방으로 모두 불러들여 루상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다. 팀이 4번 타자에게 바라는 것 역시 주자를 한꺼번에 불러들일 수 있는 홈런 혹은 장타다. 이는 4번 타자의 역할임과 동시에 한 몫 단단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4번 타자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타자들이 있다. 함께 중심타선에서 적시타나 홈런을 뽑아내곤 한다. 타율, 홈런, 장타력 등으로 따졌을 때, 4번 타자와 같은 성과를 내는 타자들을 살펴봤다.

◆ 꾸준히 잘 하는 3번 타자, NC 나성범
프로 5년차인 나성범은 꾸준하게 잘 하는 선수다. 2014년부터 타율 3할 대,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팀에선 없어선 안 되는 존재가 됐다. 4번 타자 앞에서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선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올 시즌 역시 범상치 않다. 아직 41경기 치렀음에도 20일 오전 기준 168타수 59안타 30타점 타율 0.351을 기록했다. 월별로 나눠보면 나성범의 꾸준함은 더 돋보인다. 4월엔 106타수 37안타 5홈런 19타점 타율 0.349의 성적을 냈고, 5월 기록은 59타수 21안타 4홈런 11타점 타율 0.356이다.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나성범은 안타, 득점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타력도 뛰어나다. 장타력은 0.583, OPS(출루율+장타율)은 0.975에 달한다. 올 시즌 들어 지금까지 2루타 12개, 홈런 9개를 쳤다. 지난 7일 마산 삼성전에선 개인 통산 10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SK 와이번스 최정은 올 시즌 13홈런을 치며 KBO리그 홈런 부문 선두에 올랐다. 최근 손가락 부상으로 주춤하는 듯 했으나, 지난 19일 홈런을 치며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MK스포츠 DB
◆ 홈런왕의 힘, SK 최정
SK와이번스는 KBO리그의 대표적인 거포군단이다. 팀타율은 0.265로 리그 평균치(0.272)보다 낮지만, 홈런은 무려 66개로 리그 1위다. 2위인 두산, 삼성보다 27개나 차이난다.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대포 군단을 이끌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최정이다. 지난해 홈런왕(40개)답게 올해도 변함없이 거포로 활약 중이다. 4번 타자 김동엽과 함께 상대 팀을 공략하고 있다.
최정은 19일 마산 NC전에 3번 3루수로 출전해 강윤구의 공을 받아쳐 2점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13호.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가장 많이 홈런을 치고 있다. 지난 4월 8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선 연타석 홈런을 포함, 한 경기에 홈런 네 방을 몰아쳐 팀의 첫 승을 이끌기도 했다. 1경기 4개 홈런은 박경완, 박병호에 이어 역대 3번째 대기록이었다.
올 시즌 35경기 출전해 118타수 35안타 30타점 타율 0.297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이번 달 들어 좀 주춤한 모양새다. 5월에 9경기 출전해 29타수 8안타 5타점의 성적을 냈다. 손가락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16일 경기를 앞두곤 오른 엄지손가락 근처에서 염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큰 부상은 아닌 듯, 19일 홈런을 쏘아 올리며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 민병헌은 지난 4년간 타율 3할을 유지했다. 올 시즌 54안타 5홈런 타율 0.333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4년간 3할 타자, 두산 민병헌
예상보다 낮은 순위로 시즌을 시작했던 두산 베어스가 최근 2연승하며 승률 5할을 회복했다. 팀의 상승세엔 민병헌의 힘이 컸다. 두산의 리드오프인 민병헌은 타격감이 뛰어나다. 4번 김재환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적도 좋다. 두 타자 모두 40경기 출전 3할 이상 타율의 50안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민병헌은 개막부터 19일 경기까지 54안타 5홈런 22타점 타율 0.333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타격에 기복이 없다. 오히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민병헌은 4월에 99타수 30안타 10타점 타율 0.303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60타수 23안타 11타점 타율 0.383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11일 열린 잠실 SK전에선 5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타격감을 자랑하더니,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도 6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의 3연승을 책임졌다.
민병헌은 경찰청 제대 후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2013년부터 타율이 3할 대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안타도 꾸준히 100개 이상 치고 있다. 지난해엔 166안타 16홈런 87타점 타율 0.325의 성적을 내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서건창은 59안타 2홈런 27타점 타율 0.364로, 팀 4번 타자 윤석민 만큼 활약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성적으로 팀 이끄는 넥센 서건창
팀타율 0.293으로 10개구단 중 1위인 넥센에겐 믿음직한 4번 타자 윤석민이 있다. 올 시즌 56안타 20타점 타율 0.364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이 하위권에서 4위까지 올라오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윤석민 뿐만 아니다. 팀 주장 서건창 역시 윤석민만큼 활약하고 있다.
서건창은 지금까지 59안타 2홈런 27타점 타율 0.364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안타만 많이 치는 게 아니다. 장타력도 좋다. 장타율 0.494, OPS는 0.915로, 19일 경기까지 2루타 11개 3루타 2개를 쳤다.
한 번 오른 타격감은 오랫동안 식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9일 5타수 4안타를 기록하더니 이후 17경기 동안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래서인지 5월 타율은 4할이 넘는다. 또 득점권 타율은 0.417, 주자가 있을 땐 0.424이다. 필요한 상황에 적시타를 치는 것. 지난 19일 수원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도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쳐 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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