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백 미터 밖에서도 '또렷'…도청기 들여오기도 너무 쉽다
입력 2017-05-19 19:30  | 수정 2017-05-19 20:48
【 앵커멘트 】
우리나라에서는 도청뿐만 아니라 도청기를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요즘 제품은 수백 미터 밖에서도 대화내용이 또렷이 들릴 정도인데, 이런 도청기를 외국에서 사갖고 와도 아무 일 없이 통관이 되고 있습니다.
배정훈, 민경영 기자의 연속 보도입니다.


【 기자 】
화분과 콘센트 사이에 도청기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이어폰으로 도청 내용을 바로 확인합니다.

이런 도청기는 영화에나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에서 불법 도청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닙니다.

실제 도청기를 설치한 뒤 실험을 해봤습니다.

▶ 스탠딩 : 배정훈 / 기자
- "이렇게 직접 설치한 도청기의 소리를 얼마나 멀리서 들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수백 미터 밖에서도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신 도청기는 탐지도 쉽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도청기를 곳곳에 숨겨두고 도청 탐지업체에 의뢰해봤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원리의 1세대 도청기들은 쉽게 탐지해냈지만, 고성능 도청기는 결국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익 / 도청 탐지업체 관계자
- "도청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휴대용 탐지기로는 탐지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보안이 중요한 대기업에서는 고성능 도청장치를 탐지할 수 있는 장비를 서둘러 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곁의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도청기. 가장 큰 문제점은 가까운 외국에서 이런 도청기를 너무나 쉽게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일본 도쿄)
- "전자상가가 밀집해 있는 일본 도쿄의 한 거리입니다. 최첨단 도청장치 얼마나 구매가 쉬운지 제가 직접 시도해 보겠습니다."

한 골목으로 들어가자 상점의 진열대마다 온갖 종류의 도청기가 쌓여 있습니다.

"이건 100m 거리에서, 이건 150m 거리에서 도청이 가능해요."

일본은 한국과 달리 도청 장치의 제조나 판매에 제한이 없는데, 유독 한국인들이 도청장치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여기서 (도청장치를) 많이 구입하나요?"
"한국인을 포함해서 외국인들이 많이 옵니다."

구입한 도청장치를 국내로 들여오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이 도청장치를 가지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별다른 제지 없이 이렇게 국내로 반입했습니다.

도청기를 반입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세관에서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세관 관계자
- "감청 소형 장비들이 실제로 외관상 감청 형태나 이런 게 확 눈에 띄지 않으면…."

오늘도 아무 제한 없이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도청장치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합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business@mbn.co.kr]

영상취재 : 전범수·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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