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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新투자 트렌드] 새정부 출범후 다시 주목받는 SRI펀드
입력 2017-05-19 16:02  | 수정 2017-05-19 17:11
공정거래위원장에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내정되면서 사회책임투자(SRI)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업 간 공정거래와 지배구조 개선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말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지침)'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올 하반기부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동안 뜸했던 개인투자자 대상 SRI 펀드도 출시될 예정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은 이르면 이달 말 SRI 전략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SRI를 표방하는 공모 펀드가 출시되는 것은 지난 2009년 4월 '마이다스책임투자' 펀드, 같은 해 9월 'NH-Amundi대한민국녹색성장' 펀드 이후 8년 만이다. SRI 펀드는 기업을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 모형으로 평가해 우수 기업에 투자한다.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는 "개인도 SRI 투자에 동참할 수 있도록 펀드를 준비했다"면서 "재무 상태가 좋은데 E·S·G가 안 좋은 기업의 경우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출시한 국내 첫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라임데모크라시'도 최근 미국 등 해외 연기금 기관투자가를 물색 중이다. 행동주의는 투자 기업에 대해 배당 확대나 지배구조 개선 요구 등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투자전략이다.

기업 의결권 분석 및 사회책임평가 전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연기금의 SRI 투자 규모는 7조2000억원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을 통해 기업에 대한 건전한 견제와 감시가 이뤄지고 기업 가치가 향상되면 대주주와 소액주주가 함께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 SRI 대표 펀드였던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 펀드는 2006년 설정돼 2010년 한때 설정액이 1조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운용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는 설정액이 1500억원만 남아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SRI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8년 말 2조6113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쪼그라들기 시작해 작년 말 기준으로 3197억원만 남아 있는 상태다. 수익률은 올해는 강세장과 맞물려 지난 18일 기준 평균 12.0%로 높지만 5년 누적 수익률은 4.8%로 저조하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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