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압성 중이염은 코 질환과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손정협 교수는 비행 후 지속되는 귀 통증이나 귀가 먹먹한 증상 때문에 내원하여 기압성 중이염으로 진단된 5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기압성 중이염 환자에서 코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높게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압성 중이염과 관련된 증상 및 고막의 소견, 동반되어 있는 코 질환의 증상과 코 안의 내시경 소견을 확인한 것으로 기압성 중이염의 51%는 경도의 소견을 보였고 평균 치료 기간은 7일이었다. 또한 40%이상의 환자에서는 콧물이나 코 막힘 증상이 있었고, 코 내시경에서도 93%의 환자에서 코 점막이 부어 있었으며, 58%에서는 코 안에 찐득한 분비물이 차 있었다. 코 내시경에서 코 안 점막의 붓기와 분비물의 점성 및 양의 심한 정도는 기압성 중이염 고막 소견의 심한 정도 및 회복까지 걸린 기간과 상관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국제항공우주의학회지(Aerospace Medicine and Human Performance)에 게재됐다.
기압성 중이염은 갑작스러운 기압의 변화로 발생한다. 스쿠버 다이빙 후나 비행기 여행 후 심한 귀 통증을 느끼거나 귀에 물이 찬 것처럼 먹먹한 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귀 안쪽과 바깥쪽의 기압이 같도록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이관' 주변이 부어 정상적인 이관의 개폐가 이뤄지지 못하면, 비행기가 착륙할 때 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도착 후 장기간에 귀 먹먹함을 호소하게 된다.
여러 다른 연구에서 비염이나 비부비동염과 같은 코 질환이 이관기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된 적이 있다. 다만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 축농증을 진단받은 적이 있더라도, 최근 코 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기압성 중이염의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에서 기압성 중이염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착륙 직전에 미리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시는 방법이 있으며, 이착륙시 잠이 들면 귀가 압력을 조절하는 기회를 놓치므로 가급적 깨어있는 것이 좋다. 귀마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귀마개는 소음을 차단해주기도 하지만 외이와 내이의 압력을 조절해 귀의 통증을 줄여준다. 코를 막고 귀에 힘을 주어 이관을 열어주는 발살바법을 시도해도 좋다. 아이들은 사탕을 빨게 하거나 유아의 경우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젖꼭지를 물리면 도움이 된다.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위해 콧물, 코막힘 등의 코감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여행 전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코 상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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