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빈 병이 돈으로`…마트서 소주·맥주병 회수율 늘어
입력 2017-05-17 11:32  | 수정 2017-05-18 00:24
[사진제공 = 이마트]

빈병 보증금 인상 후 대형마트를 통해 회수되는 빈병 수가 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직접 이마트로 소주나 맥주병을 반환하는 비율은 5월 현재 지난해 대비 평균 30% 가량 증가했다.
20년 넘게 오르지 않았던 빈병 보증금은 지난 1월 1일부터 생산·출고된 소주병은 한개당 100원, 맥주병은 130원으로 올랐다. 기존에는 소주병 한개당 40원, 맥주병은 50원이었다.
이마트 측은 "점포마다 빈병 회수율이 다소 차이가 날 순 있지만 확실히 보증금이 오른 이후 (빈병) 회수율이 증가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의 빈병 회수율은 점포당 평균 20%가 올랐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1월 이후 빈병 회수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측은 "보증금이 크게 오르다보니 소주나 맥주병을 그냥 버리긴 아깝다고 생각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수의 빈병을 반환하려는 소비자의 경우 차량 이용과 주차 등이 편리한 대형마트를 주로 찾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또 일부 편의점이나 소매점에서 저장 공간 부족을 이유로 빈병 회수를 꺼린 결과 대형마트로 손님들이 더욱더 몰리고 있다.
하지만 힘입어 증가하는 빈병 회수율에 따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빈병 무인회수기의 잦은 고장 문제다.
빈병 무인회수기는 유리병의 겉모양, 무게, 바코드 등을 통해 보증금 대상 제품인지를 확인한 뒤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는 영수증을 출력해주는 기계다.
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빈병 보증금 제도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와 일부 슈퍼 등에 설치했지만, 병에 이물질이나 뚜껑이 있거나, 바코드가 일부 훼손됐을 경우 병을 인식하지 못하고 툭하면 오작동을 일으켜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달에 한두번 관리업체에서 와 손을 보지만 고장이 잦아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고객만족센터 등에서 빈병 회수가 이뤄지면서 일손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고객만족센터에선 대개 교환이나 환불을 하기 위해 몰려드는 손님들로 분주할 때가 많다. 여기에 빈병 반환을 기다리는 손님까지 응대해야하는데, 한 명당 100개 가량의 병을 반환하기 위해 오기도 해 일손 부족에 시달린다.
환경부는 해당 대형마트 매장에서 구매한 경우를 제외하고선 하루 한명당 30병만 반환 수량을 제한해 놓았다. 이에 따라 30병을 초과한 물량에 대해선 마트 직원들이 확인작업을 거쳐야하는 실정이다.
또 인상된 빈병 보증금은 올해 1월 1일부터 생산·출고된 소주와 맥주병에만 해당된다. 그 이전에 생산·출고된 소주 한 병은 40원, 맥주 한 병은 50원으로 반환 보증금이 다르다. 따라서 이 역시 직원들이 일일이 구병과 신병을 구분해야만 하는 상황.
대형마트 직원은 "교환 환불을 기다리는 고객이 많은데다 한꺼번에 100개의 빈병을 반환하려는 고객까지 몰리다보면 화장실 가기 어려운 때도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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