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빠 잃은 슬픔` 자극한 맥도날드 광고 방영 철회
입력 2017-05-17 11:04  | 수정 2017-05-24 11:08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아버지를 여읜 소년을 광고에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아빠를 잃은 한 소년의 모습이 담긴 TV 광고를 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해당 광고는 소년이 텅 빈 침대 머리맡에 앉아 아빠의 유품이 든 상자를 조심스럽게 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오래된 손목시계와 낡은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아버지를 회상한 듯 보이는 소년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진다.

이후 소년과 엄마는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다. 소년은 엄마에게 죽은 아빠와 자신의 닮은 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맥도날드 매장에 도착해 소년이 주문한 햄버거를 받아들자 엄마는 "네 아버지도 이 햄버거를 좋아했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해당 광고가 방영되자 가족과 사별한 슬픔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남편을 잃고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엄마들과 이들을 돕는 자선단체들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영국 자선단체 그리프인카운터는 격분한 부모로부터 맥도날드에 항의해 달라는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온다고 전했다. 런던 시민 리 밀러(42)는 "간단한 식사 한 끼로 아버지가 없다는 정신적 고통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며 "고통받는 가정을 위한 한마디의 조언이나 정보가 없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맥도날드는 "이 광고의 의도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다. 맥도날드가 여러분 일상생활에 얼마나 많이 녹아있는지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맥도날드는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 12일부터 7주간 내보내려던 광고 방영을 결국 철회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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