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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농구] ‘파죽지세’ 단국대, 대학리그 ‘첫 우승’ 새 역사 쓰나
입력 2017-05-17 07:17  | 수정 2017-05-17 09:37
단국대의 대학농구리그 첫 우승을 이끌 에이스 하도현. 사진=한국대학농구연맹
[매경닷컴 MK스포츠 민준구 객원기자] 2010년 대학농구리그가 출범한 이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은 단 세 팀이다. 초대 우승을 차지했던 중앙대와 각각 3연패를 달성한 경희대와 고려대가 그 주인공이다. 프로농구만 즐겨 보는 이도 이때 대학무대의 패권을 쥔 팀들은 기억한다. 모두 대학농구의 명문으로 대표되는 팀들이기 때문. 그런데 올해 이 자리를 차지하려는 새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대학농구의 '영원한 변방'에 머물러 있던 단국대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단국대는 2010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래 중위권을 전전했던 그저 그런 팀 중의 하나였다. 2010, 2011, 2014 종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강팀들이 대거 불참한 대회이기에 의미가 덜했다. 심지어 정작 정규리그에서는 플레이오프마저 간신히 진출할 정도로 전력이 약한 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2016 MBC배 대학농구대회 준우승과 정규시즌 4위에 오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단국대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고려대를 상대로 명승부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들어 전력을 더욱 가다듬은 단국대는 고려대, 중앙대와 함께 3강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4학년 선수가 전무해 전력누수가 없었던 단국대는 올해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먼저 하도현(198cm·F), 전태영(184cm·G) 등 4학년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특히 하도현은 지난해 득점왕답게 골밑에서 수준 높은 플레이를 펼치며 단국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득점 능력이 탁월한 전태영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뜨리는 한 방은 그의 전매특허로 자리 잡았다.
날이 갈수록 성장세가 눈에 띄는 권시현(182cm·G)도 주목되는 선수. 그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플레이가 더욱 늘었다는 평이다. 1번(포인트가드) 역할까지도 수행할 수 있는 권시현은 쓰임새가 많은 선수로 성장했다.
필요할 때 ‘빅샷을 터뜨릴 수 있는 신입생 윤원상(182cm·G)의 존재도 무시하지 못한다. 경기 내내 잠잠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3점슛을 퍼붓는 그의 몰아치는 능력은 대학 최고로 꼽힌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도 윤원상을 더욱 빛나게 한다.
어느 때보다 좋은 선수들이 즐비한 단국대지만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팀의 골밑을 지켜주던 홍순규(198cm·C)가 최근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원종훈(178cm·G)도 17일 동국대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앞으로 중앙대, 연세대와의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소식은 단국대의 우승 가능성을 점점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의 출장시간 분배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도 취약 부분이다. 프로무대보다 대학농구는 선수들 간의 실력 차이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팀들이 주전급 선수들의 출장 시간을 경제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단국대의 선수기용 방식은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대체 자원이 없는 하도현의 경우 대부분 풀타임에 가까운 출장시간을 부여받는다. 홍순규의 부상으로 선발로 나서는 김영현(200cm·C)의 경우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을 하고 있다.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그 마저도 30분을 훌쩍 넘기고 있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단국대의 경기력 저하가 눈에 띈다. 하위권에 처져있는 건국대와 동국대를 상대로 쉽지 않은 승리를 거뒀다. 체력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단국대의 실책이 늘고 있다. 강팀과의 승부에서 한 개의 실책은 곧바로 실점을 의미한다. 우승권을 다투는 현재 단국대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선수들의 체력관리다.
이상백배 대회 이후 휴식기를 지내는 단국대는 26일 중앙대와의 대결을 맞게 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정규리그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그러나 패배하면 우승을 놓칠 수도 있다. 단국대의 첫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첫 번째 장애물인 셈이다.
시즌 중반까지 우승권 다툼을 했던 네 팀 중에 연세대가 낙오했다. 이제 세 팀만이 남은 상황이다. 이미 고려대와 두 차례 경기를 치른 단국대는 이제 중앙대전을 시작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려 한다. 절호의 기회를 잡은 단국대는 우승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앞으로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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