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월드타워에는 이상한 편의점이 있다…손바닥 대니 결제 끝
입력 2017-05-16 15:22 
16일 오픈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손바닥을 갖다 대 결제하는 핸드페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출처 = 세븐일레븐]

서울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편의점 세븐일레븐. 겉보기엔 길거리에 즐비한 평범한 편의점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 곳에는 계산원이 없다. 상품을 결제할 때 신용카드나 현금도 필요 없다. 그저 손바닥을 계산대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쇼핑의 풍경이 현실화됐다. 세븐일레븐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국내 첫 무인편의점이자 세계 최초로 생체 인식 결제 기술을 적용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고 16일 밝혔다.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의 첨단 기술 역량을 합쳐 만든 스마트 편의점이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핵심 기술은 핸드페이(HandPay) 시스템이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암호화된 난수값으로 변환해 롯데카드에 등록한 후 결제시 간단한 손바닥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 및 물품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카드, 현금, 모바일 등 결제수단은 일체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핸드페이는 사람의 신체 일부로 결제 가능한 '바이오페이'의 일종으로 세븐일레븐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켰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현재로선 실험매장 개념이지만 향후 이와 같은 무인편의점이 상용화되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무인점포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산과 같은 단순업무를 자동화해 직원이 매장 정리 등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물건을 고른 뒤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으면 상품 바코드 위치와 상관없이 무인계산대가 360도 전 방향 스캔을 통해 인식한다. 객체 인식 솔루션을 탑재하여 스스로 개별 상품의 부피를 인식하고, 상품이 겹쳐져 있을 시 오류를 자동으로 인지 하도록 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일부 적용돼 있다. 상품 스캔 완료 후 핸드페이 기기에 손바닥을 갖다 대기만 하면 연계된 신용카드(롯데카드)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편의점 내 담배는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를 통해 판매된다. 국내 최초 정맥 방식 성인 인증 담배 자판기로 청소년의 구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밖에 전자 가격표, 스마트 CCTV 등도 도입됐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롯데카드 소지자만 정맥 인증 및 이용이 가능하다. 핸드페이 정보 등록을 거친 고객에 한해 출입 권한이 자동 부여되기 때문에 사전 승인 절차 없이는 점포 출입이 불가능하다. 7월까지 롯데 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시험운영을 하고, 이후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외부 회사 직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8월 말까지 타사 카드로도 핸드페이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단 무인점포를 확대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는 설명이다. 업체 측은 세븐일레븐 시그너처와 같은 무인매장이 대중화될 때 까지는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은 유통업계도 피해갈 수 없는 메가 트렌드"라면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최첨단 IT 기술과 시스템을 갖춘 프리미엄 스마트 편의점으로서 앞으로 편의점이 새롭게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U(씨유)와 GS25도 미래형 점포 구축에 역량을 쏟고있다. 씨유는 야간 무인화 점포를 개발 중이며 GS25는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T가 보유한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헬프데스크 구축 등을 할 계획이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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