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미국 반응 "강력한 대북제재" 재확인
입력 2017-05-15 17: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형 지상대지상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응해 "강력한 대북제재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말한 사람은 최근 트럼프 정부 외교정책 기조를 최전선에서 대변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다. 전날 백악관이 "이번 도발이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이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재무부가 "북한의 돈줄을 끊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의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 회의를 열고 대북제재를 논의하는 등 미국과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한 대북 압박 움직임이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유엔 안보리는 한·미·일 3국의 요청으로 16일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안보리는 이번 회의에서 대북제재의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언론성명보다 높은 수위의 결의안을 채택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안보리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필요할 경우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4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한 것과 관련해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이상 미국은 마주 앉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적절한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에 대한 비난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적절한 상황'은 북한이 핵 포기 의사를 분명히 하고 도발을 중단한 상태를 말한다.

헤일리 대사는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피해망상 상태의 김정은이 한국 새 정부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인 것 같다"면서 "미국은 한국과 함께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지역이 러시아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러시아의 대북압박 동참을 호소했다.
안보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안보리 제재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규정하고 핵실험이 있을 때마다 단계적으로 제재를 강화했다. 유엔의 대북결의는 2006년 1718호를 시작으로 2009년 1874호, 2013년 2087호와 2094호, 2016년 2270호와 2321호까지 총 6차례 채택한 바 있다.
미국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미사일방어체계(MD) 구축 노력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14일 "공화당의 댄 설리반 상원의원(알래스카)이 서부 해안에 요격 미사일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에 관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설리반 의원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28개의 지상 요격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미국에 있는 요격 미사일 규모를 30% 이상 늘리겠다는 것으로, 미국 정치권이 북한의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평가다.
한미 양국도 북한 미사일 도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청와대는 15일 새 정부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가 미국 고위 자문단을 16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사는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미 고위 자문단과 '북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 및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일정'을 조율한다. 같은 날 포틴저 보좌관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정규 외교부 차관보와 '조기 한미정상 회담' 개최를 위한 의제들도 논의할 예정이다.
포틴저 보좌관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공석인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대아시아 대아시아 정책의 실질적인 실무 총괄을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신뢰를 받을만큼 행정부 내 영향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포틴저 보좌관을 거명하며 '고위 자문단'으로 보내겠다고 밝힌 만큼 포틴저 보좌관이 대통령 특사 자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포틴저 보좌관은 정 대사와 만남에서 '북 도발 속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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