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슈&현장] 뛰는 엔, 엎드린 한국기업
입력 2008-03-06 13:35  | 수정 2008-03-06 17:02
일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의 경영인들은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산 수입부품의 가격도 올랐기 때문인데요.
우리 경제의 고질병인 대일 무역적자도 그만큼 늘어날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이권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은 우리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입니다.

지난 2006년 내비게이션 수출액은 1억8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천672억 원입니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부품의 4분의 1이 일본산 부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백억원은 일본으로 흘러들어간 셈입니다.


이권열 / 기자
- "최근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 부품들의 수입가격도 같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일본 부품을 수입해 사용하는 기업들은 당장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급히 대만 등으로 수입선을 옮기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내비게이션 제조업체 관계자
- "엔화 가치가 오르다보니까, LCD같은 부품 수입선을 대만으로 옮기고있죠."

우리나라 산업현장엔 이렇게 부품과 소재를 일본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대일무역적자 300억 달러 가운데 가운데 부품 소재로 인한 적자 규모는 190억 달러에 이릅니다.

엔화 가치가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지금 추세가 앞으로 이어진다면 대일 무역 적자폭이 커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미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은 4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억 달러보다 더 커졌습니다.

인터뷰 : 김재홍 /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 "부품 수입업체의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환리스크를 관리해야 되고요. 수입업체도 중간재 수입국을 다변화 해야 됩니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부품과 중간재 기술 개발을 지원해서 대일 무역역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됩니다."

부품소재의 국산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금융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우리 경제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잊을 만하면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는 정부의 방침이 엔고의 파고 속에서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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