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2300 뚫자 차익실현 물량 우르르
입력 2017-05-10 17:55 
사상 최고치를 뚫고 천정부지로 오르던 코스피가 4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단기간 가파르게 올랐던 코스피가 당분간 조정 국면에 놓일 것이란 전망에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차익매물이 쏟아졌다. 고점을 경신하며 랠리를 펼치던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권 업체 주가가 잇달아 하락 반전했다. 당분간 코스피가 숨 고르기 장세에 놓일 거란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첫날인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9% 떨어진 2270.1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쓴 전 거래일(8일) 대비 지수가 22.64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02% 급락하며 주당 228만원에 장을 마쳤다. 10거래일 만에 주가가 하락 반전했다. 지난 8일 주당 7만5000원(3.30% 상승)으로 급등했던 상승분 대다수를 이날 반납했다. SK하이닉스(-2.28%) 네이버(-2.49%) 한국전력(-5.79%) 등 코스피 대형주들도 잇달아 하락 행렬에 동참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하루였다. 상승세로 출발한 장 초반 외국인 순매수가 몰리며 오전 9시 20분을 전후로 2323.22로 장중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눈에 띄게 탄력을 잃은 코스피는 대통령 취임사 직후인 오전 11시 30분께 약보합세로 접어들며 하방으로 방향 전환했다.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무려 59.91포인트에 달한다.
대장주인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코스피 취약함을 그대로 보여준 하루였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0만주 넘게 순매도하며 지난달 20일 이후 가장 많은 순매도 랠리를 펼쳤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지난 4일에 4만1323주, 8일 3만8193주를 담으며 주가 상승 일등 공신 노릇을 했지만, 이날 물량을 한꺼번에 시장에 풀며 단기 주가 하락의 주범이 됐다. 이날 순매도한 삼성전자 주식만 2400억원에 달한다. 이날 외국인은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 주식 역시 13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하며 코스피 하락에 불을 지폈다.
급브레이크가 걸린 코스피를 놓고 지수 전망은 엇갈린다. 단기로는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간 너무 급하게 올라 조정 국면이 올 때가 됐다"며 "당분간 숨 고르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달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결정을 앞두고 코스피가 몸을 낮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세가 둔화된 시중금리는 다음달 미국 연준 금리 인상 결정을 전후해 재차 상승에 나설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크게 보면 긍정적이지만 일시적으로 자본 이탈 우려가 부각될 수 있어 단기 투자심리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 모멘텀을 타고 승승장구했던 코스피가 실적 재료가 소멸되는 월 중반 이후 다소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선물시장에서 코스피200선물을 5420억원어치 매도한 기관과 216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한 외국인의 움직임 역시 코스피에 적잖은 부담이 됐다.
하지만 실적 강화로 코스피 체력이 올라가고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 큰 그림에는 변화가 없어 중장기로는 여전히 지수가 올라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코스피 순이익은 94조원 규모로 사상 최대였는데, 올해는 120조원 규모로 한 단계 레벨업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전체를 놓고는 10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바이(BUY) 코리아' 기조 자체는 그대로 이어갔다. 이날 주가가 전일 대비 0.95% 하락한 현대차 주식 역시 4일째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주가가 급락한 삼성전자 역시 기업가치 측면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에 급등한 삼성전자 주가가 일시적인 차익실현 장세에 접어들었을 뿐 악재는 없다"며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여 여전히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빛이 들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승준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CIO)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혁신적인 강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중소형주가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김효혜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