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경기부양 움직임에 국고채 금리 일제 `상승세`
입력 2017-05-10 17:54 
새 정부 출범 후 경기 부양 기대에 힘입어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26%포인트 상승한 1.733%를, 10년물 금리는 0.057%포인트 상승한 2.299%를 각각 기록했다. 장기물인 20년물 금리는 0.060%포인트 오른 2.424%, 30년물 금리는 0.053%포인트 상승한 2.459%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들은 국채선물시장에서 3년물 8818계약, 10년물 1162계약을 동반 순매도하면서 국채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과거 정부가 새롭게 출범할 때마다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따라 금리가 하락했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반대로 금리가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 지출 확대나 공공 부문의 역할론을 강조해왔을 뿐만 아니라 '10조원 상당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추경 편성이 현실화하면 국채 발행 물량 증가로 인해 단기적으로 국채가격 하락 및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와 프랑스 대선 결과 등 대외 변수들 또한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전달 대비 21만1000명 증가세를 기록하며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럽에서는 지난주 말 에마뉘엘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민족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한편 역대 대통령선거일 전후의 국고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당선된 후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한 달 동안 0.18%포인트 떨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한 달 새 0.33%포인트, 0.38%포인트씩 떨어졌다. 당시 외국인들은 한 달 새 국고채와 통안채를 각각 6736억원(18대 대선), 9527억원(17대 대선)씩 순매수하면서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우리나라 경기 여건이 여전히 취약하고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기 모멘텀이 미국에 비해 취약하고 통화정책의 기조 자체가 미국과 다르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 금리가 상승 경로에 진입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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