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크롱, `모두 바꾸자`는 유권자의 열망으로 당선
입력 2017-05-08 16:23  | 수정 2017-05-15 16:38

에마뉘엘 마크롱(39)이 7일(현지시간) 차기 프랑스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마크롱은 65.78%의 득표율로 프랑스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2위인 마린 르펜 후보는 34.22%를 득표했다.
투자은행가 출신인 마크롱은 1년 전 현 정부의 경제장관을 사퇴한 뒤 중도를 표방하며 신당 '앙마르슈'(En Marche·전진)를 창당했다. 유권자들은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에 분노를 쏟아내며 정계의 이단아인 마크롱을 지지했다. 함께 대선 결선투표에 오른 지지율 2위의 르펜 역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을 이끄는 정계 이단아다.
이번 프랑스 대선은 '데가지즘degagisme'으로 요약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가지즘은 '구시대의 정치권과 인물을 청산하자'는 의미로 2011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시위 당시 독재자의 퇴진을 요구하며 외쳤던 구호에서 유래했다. 프랑스에서 데가지즘이 유행처럼 번진 건 지난 30여년 동안 프랑스 경제를 뒤덮은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때문이었다. 또 상대적으로 프랑스의 대외적 영향력이 약화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프랑스가 5공화국 헌법에서 대선 결선투표를 도입한 1958년 이후 양대 정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이 아닌 후보들이 결선에서 맞붙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년 전만 해도 이번 대선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등 전·현직 대통령과 마뉘엘 발스와 알랭 쥐페 전 총리 등이 경합하는 2012년 대선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을 데가지즘이 완전히 뒤엎었다. 다 갈아엎자는 유권자들의 욕구가 커지자 기성 정치세력을 대표하는 유력 정치인들이 모두 떨어져 나갔고 그 자리를 이단아인 마크롱과 르펜이 차지했다.
마크롱은 지난해 유럽통합과 세계화가 초래한 불평등 문제를 고치되 경제적으로 전진하면서 고치자는 정치운동을 제안하며 출마했다. 마크롱의 이러한 정신은 전진을 뜻하는 당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극우인 르펜을 피해 차악인 마크롱을 택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크롱은 기득권과 엘리트 정치의 수혜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반무슬림, 반난민 공약을 내세우고 EU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언한 르펜을 저지하기 위해 마크롱에 표를 던졌다는 해석도 있다. 이러한 경향을 알고 있는 마크롱은 당선 직후 "내 사상을 공유하지 않지만 나를 위해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에게도 백지수표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위협에서 보호하겠다. 우리 모두의 통합을 위해 함께 가겠다"고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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