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4·5일 이틀간 진행된 대선 사전투표의 높은 열기에 대해 "우리 당이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끝까지 열심히 하자"고 밝혔다. 다만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이 유리하다'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상승세를 경계하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의 결집현상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를 통해 홍 후보가 2위권으로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오차 범위 내에서 문 후보와 홍 후보 지지율이 다투는 상황은 아닌걸로 보인다. 지금 정도의 상승세 수준이면 문 후보 당락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막판 보수 총결집으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우 원내대표는 "후보별 유불리는 입증된 바가 없다. 사전투표에 대한 별도의 조사가 없었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며 "가령 5년 전 대선에서 투표율이 매우 높았을 때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좋아했지만 결과는 보수결집으로 판단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제가 보기에 (문 후보가) 50%를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 우리 목표는 과반이었는데 이 현상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어렵다"고도 했다.
이같은 우 원내대표 발언은 보수 결집에 맞서 진보 결집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역시 두자릿수 지지율을 노릴 정도로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이번 대선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 원내대표는 "정의당 고정 지지층을 빼앗으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문 후보가 여유있으니 정의당 찍어줄까하는 분들에 대한 호소"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보수층이 많은 대구·경북(TK) 지역 사전투표율이 낮다는 점을 들어 대선일에는 안철수 후보를 뽑을 유권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안 후보가 '나홀로 도보유세'를 통해서 유권자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면 대선 당일 부동층이 안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본다.
김성식 전략본부장은 5일 언론인터뷰에서 "대구·경북의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영남권은 신중하게 고심하며 5월 9일 이길 수 있는 후보, 명분 있는 후보에게 종합적으로 표를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남에서는 지난 4·13 총선 때 보여줬던 국민의당을 향한 지지가 살아있다"며 "보수의 대통령도 진보의 대통령도 아닌 '국민의 대통령'을 뽑아달라고 호소하면 역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석환 기자 / 김효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