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출도 `터치`가 대세…모바일이 영업점 추월
입력 2017-05-04 17:53  | 수정 2017-05-04 19:48
은행업의 무대가 영업점에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채널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예·적금에 이어 은행 대출도 모바일이 오프라인을 뛰어넘었다.
수신 상품과 달리 대출은 관련 서류 제출과 심사 등 복잡한 절차 탓에 비대면 거래가 어려워 지점에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들이 앞다퉈 신청 즉시 대출을 승인해주는 모바일 대출 편의성을 크게 높이면서 비대면 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써니뱅크에서 판매하는 '써니마이카대출' 규모가 지난해 2월 출시 후 올해 4월 말 현재 총 6643억8000만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전국 은행지점에서 올린 오프라인 마이카 대출 실적(5686억9000만원)을 뛰어넘었다. 대출 건수로 따져봐도 지점이 2만8326건, 써니뱅크가 3만2175건으로 모바일이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지난 4월에는 모바일로만 760억6000만원 규모의 대출을 일으켜 오프라인 실적(275억6000만원)을 압도했다.
최근 급성장하는 중금리대출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연 최저 금리인 5%대 중금리대출로 모바일(위비모바일대출)과 지점(우리사잇돌중금리대출) 상품을 동시에 팔고 있다. 지난 3월 우리은행이 취급한 모바일 대출 실적은 106억2100만원으로 영업점에서 거둔 31억4000만원의 3배를 넘었다. 지점에서 중금리대출을 팔기 시작한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 말 현재까지 누적판매액도 모바일이 747억7000만원, 지점은 315억6700만원으로 격차가 뚜렷하다. 오프라인을 누른 두 은행 모바일 상품의 공통점은 모바일 채널이란 특성에 맞춰 지점을 찾지 않아도 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한번에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대출심사에 필요한 서류는 팩스로 보내거나(써니마이카) 안 내도 된다(위비모바일).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리점 딜러들과 협약을 맺고 실제 소비자가 차를 보러 갔을 때 바로 모바일로 대출 가능액과 금리를 확인하고 오토론을 신청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청 후 대출금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써니마이카의 경우 당일, 위비모바일은 10분에 불과하다. 대출 한도는 오프라인과 모바일 모두 똑같다. 써니마이카대출 기본금리는 대출기간 6년 이하 상품이 연 4.9%인데 거래 실적(0.5%포인트)과 신차 구입 시(0.6%포인트), 딜러 추천(0.1%포인트), 전기차·경차·하이브리드차 구입(0.1%포인트)을 적용하면 최저 3.6%로 떨어진다. 위비모바일대출은 신청할 때 직업이나 소득 확인도 필요없다. 우리은행 거래가 전혀 없는 무직자나 주부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아직은 모바일 대출 강세가 일부 상품에 그치고 있지만 갈수록 대출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이 오프라인 영업점의 모든 기능을 모바일에 넣은 '모바일브랜치'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비대면 신용대출 규모가 오프라인를 합친 전체 신용대출 승인 건의 48%를 차지했다. 하반기에는 비대면 대출 규모가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모바일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주목된다. 우리은행이 모바일에서 취급하는 전세금 대출, 아파트 담보·중도금과 잔금대출은 출시 1년이 채 안 됐지만 판매액은 4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하반기에 시중 은행보다 싼 금리로 '100% 비대면' 모바일 주담대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 가계대출의 절반을 넘는 주담대 판매 채널이 모바일로 바뀌면 전체 대출 시장도 자연스럽게 모바일 중심으로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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