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亞3대공항 면세점 진출…호텔신라 주가 힘받나
입력 2017-05-03 17:33  | 수정 2017-05-03 23:43
상반기 호텔신라에 대한 실적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면세점 경쟁 심화에 따른 1분기 이익 급감에 이어 2분기에는 적자전환할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따른 면세점 매출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연간 실적도 지난해 대비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8일 이후 전망치를 내놓은 4개 증권사가 제시한 2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87억원에 비해 69%나 줄어든 수치다.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172억원)를 크게 밑도는 100억원에 그치면서 2분기 전망치도 기존 110억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비관적 전망은 사드 후폭풍에 따른 실적 부진이 당초 예상보다 더 컸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중국인 방문객 급감에 따른 면세점 성장 둔화 영향이 2분기에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크게 면세점과 호텔·레저 사업부로 나뉘지만 지난 1분기 기준 면세점 영업이익이 169억원, 호텔·레저사업부는 영업손실 69억원으로 사실상 면세점이 전체 실적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12조3000억원 가운데 외국인 매출액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쇼핑객은 인당 구매액이 크고 절대 방문객 수가 많아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 기여도가 70% 이상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일각에서는 2분기 호텔신라가 적자전환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0% 급감한 36만명에 불과했고 4월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1분기 실적 부진 주범으로 꼽히는 국내 면세점 사업 경쟁 심화도 추가 악재 요인이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지난해 12월 4개가 추가되면서 13개로 늘어났다. 2014년 6개에 비해서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용 지출 등 단기 경쟁에 따른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에 거점을 획득한 유일한 사업자라는 점은 여전히 장기적인 측면에서 호텔신라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1터미널, 창이공항에 이어 지난달 초 홍콩공항 면세점 화장품·향수 매장 사업자(2024년까지 운영)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호텔신라 주가는 약 16%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올 한 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호텔신라가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이 4000억원대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삼성그룹이 6개월 만에 회사채 시장에 돌아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신용등급 AA)는 이달 말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만기는 3·5·7년이며 발행대금은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 실무를 맡았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이달 중순에 진행된다.
호텔신라는 2015년 5월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기관 자금 2700억원을 끌어모으며 발행 규모를 2500억원으로 늘렸다. 그동안 AA급의 우수한 신용등급과 삼성그룹 후광 효과로 인해 회사채 발행에 연달아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발 후폭풍에 대한 실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용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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