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허위츠 SC펀더멘털 파트너 "한국기업, 현금보유 너무 많다"
입력 2017-05-03 17:33  | 수정 2017-05-04 09:40
"주주가 기업의 과도한 현금성 자산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쓰라고 제안하는 것은 정당한 요구다. 한국 기업이 이같은 요구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미국계 헤지펀드 SC펀더멘털의 한국 담당 파트너 데이빗 허위츠는 최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들의 소극적인 주주 소통 관행을 이같이 꼬집었다. SC펀더멘탈은 최근 몇년간 GS홈쇼핑, 삼호개발 같은 국내 투자 기업 주주총회에서 배당확대, 자사주매입을 끈질기게 요구해 온 펀드다. 이로 인해 기업에 적대적인 행동주의 펀드로 국내에 알려졌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허위츠 파트너는 "잘못된 편견"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기업가치 대비 50~60%가량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는 전통적인 가치주 펀드"라며 "한국에서는 현금성 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해 그만큼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면서 주주로서 목소리를 높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C펀더멘털이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먹튀' 펀드가 아닌 장기 가치투자 펀드라고 주장했다. 허위츠 파트너는 "우리는 한국에서도 한 기업에 6년 이상 투자해왔다"며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주제안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 지분 약 1.4%를 보유하고 있는 SC펀더멘탈은 우호 지분을 포함한 3% 규모 의결권을 확보해 지난 2015년부터 GS홈쇼핑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3월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금을 주당 8000원으로 늘릴 것을 제안했지만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허미츠 파트너는 "GS홈쇼핑이 리테일 부문에서 아주 뛰어난 회사"라며 "하지만 엄청난 양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배임"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회사 입장에서도 유휴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싼 값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게 자본 배분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SC펀더멘탈 같은 외국인 투자자 뿐 아니라 소액 주주에 이르기까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행동주의'에 나설 여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1조원대 자산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 SC펀더멘탈은 국내 10여개 종목에 약 1000억원 가량을 분산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홈쇼핑 뿐 아니라 삼호개발, 현대차 우선주 등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 우선주는 대형주인데도 불구 보통주 대비 우선주가 과도하게 저평가돼있다는 게 SC펀더멘탈 판단이다.
허미츠 파트너는 "애널리스트들도 커버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 가치주를 주로 발굴해 투자한다"며 "한국 주식은 크게 저평가돼 있어 투자 기회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수익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투자금을 줄일 수 밖에 없고 이는 한국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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