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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아빠라는 책임감” MVP 트리플크라운 오세근의 눈물
입력 2017-05-02 22:50 
프로농구 안양 KGC가 서울 삼성과 혈투 끝에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GC 오세근이 눈물을 참고 있다. 사진(잠실)=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MVP 트리플크라운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오세근(30·KGC)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가 겉보기와 달리 감수성이 예민하고, 여리다”며 눈가를 훔쳤다.
KGC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종료 직전 이정현의 결승골로 삼성에 88–86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정규시즌에 이어 플레이오프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창단 첫 통합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오세근은 21득점을 올리며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사실 오세근의 몸상태는 좋지 않다. 어깨와 발목이 좋지 않은데, 4차전에서 왼손 중지와 약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8바늘을 꿰맸고, 5차전에서는 삼성 마이클 크레익과 충돌해 흉부 미세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날 경기에는 가슴에 보호대를 차고 나왔다. 그는 부상 투혼을 발휘해 중요한 고비 때마다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플레이오프 MVP 몫도 오세근일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오세근은 올스타전과 정규시즌에 이어 플레이오프 MVP까지 석권, MVP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했다. 역대 프로농구에서 지난 2007-2008시즌 김주성(원주 동부) 이후 오세근이 두 번째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오세근은 나 혼자 잘한게 아니라, (양)희종이 형, (이)정현이를 대신해 내가 받는 것이다”라며 올해 워낙 운도 좋았고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우리 팀은 어느 팀보다도 잘 뭉친다. 또 시즌 전에 쌍둥이 아빠가 됐는데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로서 책임감 때문에 더 힘을 냈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챔프전 우승을 확정 지은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솔직히 눈물이 안 날 것 같았고, 울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제가 겉보기와 달리 여리다”며 멋쩍게 웃었다.
2011-2012시즌 데뷔하자마자 정규시즌 신인왕과 팀을 플레이오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던 오세근은 이후 부상에 신인 때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져 징계를 받기도 했다. 오세근은 제 농구 인생이 꼭 롤러코스터 같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우승하는 순간 그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래서 눈물이 난 것 같다”며 올 시즌도 우리 팀 모두가 힘들게 해왔다. 선수들이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도 있었고, 그랬기에 이런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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