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원인으로 '신호교환 오류' 제기
입력 2017-05-02 14:34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사진=연합뉴스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원인으로 '신호교환 오류' 제기

6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고는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 크레인이 충돌하면서 발생했습니다.

크레인은 조선소를 상징하는 핵심 설비입니다.

선박 건조, 해양플랜트 제작 작업 대부분이 크레인 힘을 빌려 이뤄집니다.

레일을 따라 앞뒤로 직선으로 움직이는 골리앗 크레인은 수백∼수천t이 나가는 블록이나 모듈을 들어올려 선박, 해양 플랜트에 탑재할 때 주로 씁니다.


타워 크레인은 골리앗 크레인 근처에서 용접기 등 생산 설비를 나르거나 자재, 파이프 등을 옮기는 역할을 합니다.

타워 크레인 자체는 움직이지 않고 수평으로 길게 뻗은 붐대가 360도 회전하면서 중량물을 옮깁니다.

크레인 끼리 옆에 있다보니 작동중에 작업반경이 겹칠 때가 하루에도 수십 차례나 발생합니다.

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크레인을 운용할 때 추락·낙하를 방지하도록 하는 포괄적인 안전수칙이 있지만 전체 조선소에 공통적으로 적용가능한 세부적인 안전수칙은 없습니다.

사업장(조선소) 마다 규모, 설비 등이 천차만별이어서 동일한 안전수칙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세부적인 크레인 안전수칙은 사업주가 별도로 계획을 세워서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일 사고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기에 앞서 "크레인 신호수와 운전수간 신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추측했습니다.

조선소마다 크레인 조작 사고가 나지 않도록 안전 규정을 별도로 갖추고 모든 작동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들은 공통 주파수를 쓰는 무전기로 상대방 크레인 작동 현황을 파악합니다.

크레인 기사들은 무전기로 들리는 신호수 지시에 따라 크레인을 작동하거나 정지시킵니다.

골리앗 크레인이 움직인다는 무전이 들리면 타워 크레인이 작동을 멈추거나 골리앗 크레인 작동범위 밖으로 타워 크레인 붐대를 빼내는 식입니다.

이날 회사측 사고 원인 진단이나 경찰 수사본부 브리핑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이번 사고는 일단 크레인 작동 신호 교환에 문제가 생겨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선 종사자들은 이번 사고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대형조선소 한 부장급 직원은 "대형 중량물을 다루는 조선소는 사고가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전 확보가 필수적이다"면서 "조선소에서 20년 훨씬 넘게 일했지만 이런 사고는 처음 겪는다"고 털어놨습니다.

중형조선소 차장급 직원은 "크레인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안전규정을 철저히 지켰는지, 조작 실수가 없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사고현장에 있었던 삼성중공업 한 직원은 "크레인이 움직이는 속도가 느린데 충돌상황까지 아무도 못보고 막지 못했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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