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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다 질’ 넥센이 뛰기 시작했다
입력 2017-05-02 06:01 
넥센은 1일 현재 18번 도루를 시도해 13번 성공했다. 72.2% 성공률로 4위에 올라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넥센이 달라졌다. 너무 안 뛴다는 소리를 듣던 팀은 고삐가 풀린 듯 ‘뛰는 팀으로 바뀌었다.
넥센은 지난 4월 20일까지 도루 시도가 9번에 불과했다. 10개 팀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였다. 1위 KIA(21개)와는 2배 이상 차이였다. 도루성공률은 66.7%로 3번 시도해 2번 성공이었다.
잘 뛰지 않았다. 그것이 이상했다. 넥센은 지난해 도루 1위 팀이다. 154개로 가장 많이 베이스를 훔쳤다. 고척 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이전하면서 ‘뛰는 야구로 색깔을 바꿨다. 그런데 1년 사이 소극적이다.
장정석 감독은 뛸 상황이 많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팀이 뒤지고 있을 때 무모한 도루로 흐름을 끊을 ‘위험성을 배제한 것이다. ‘그린라이트도 적었다. 좀 더 안전성 높은 반격을 꾀했다.
하지만 넥센은 4월 21일 고척 롯데전에서 4차례 도루를 감행했다(성공은 2개). 팀의 시즌 1경기 최다 도루 시도. 보다 과감한 베이스러닝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은 계속됐다. 지난 4월 30일 대전 한화전에도 1회 이정후가 짧은 외야 타구에도 홈으로 쇄도해 점수를 올렸다.
넥센은 4월 21일 롯데전 이후 9경기에서 도루 9개를 시도했다. 경기당 평균 1개다. 앞선 17경기의 평균 0.53개보다 늘었다. 7개를 성공하면서 도루성공률 72.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도루 시도가 4위였다. LG(21개), NC, 롯데(이상 13개) 보다 적지만 넥센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조재영 작전 및 3루 주루코치는 지난해는 안 뛰어야 할 상황에 너무 뛰어 흐름이 끊기는 상황이 많았다. 시즌 초반에는 흐름상 뛰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늘 뛸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내부적인 변화도 있다고 했다.
조 코치는 그 동안 너무 코치의 사인에 따라 뛰었다. 선수들이 자신의 판단에 맞게 더 과감히 뛸 수 있어야 한다. 소통도 활발히 하려고 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진다고 이야기했다. 아직까지는 익숙해지는 과정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점점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코치는 캔자스시티를 예로 들었다. 2014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캔자스시티의 원동력 중 하나가 도루였다는 것. 캔자스시티는 153도루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였다. 최하위 볼티모어(44개)와 3배 가까운 차이였으며, 2위 LA 다저스(138개)보다 15개를 더 많이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은 81%로 매우 높았다.
2014년의 캔자스시티가 2017년 넥센이 지향하는 바다. 양보다 질이다. 도루 개수보다 성공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도루 실패도 83개로 가장 많았다. 성공률이 65%로 7위에 머물렀다.
조 코치는 도루 시도는 주루코치의 욕심이다. 팀 200도루, 도루왕 배출 등은 주루코치라면 욕심이 난다. 하지만 그 욕심이 팀을 더 안 좋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위험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안 뛰어야 할 상황에서도 뛰어 흐름이 끊겼다”라고 전했다.
조 코치가 바라는 도루성공률은 최소 78%. 장기적으로는 2014년 캔자스시티의 81%를 넘는 것이다. 그는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한 시즌을 뛰는 게 팀에 가장 도움이 된다. 시즌을 마친 후 어느 정도 도루성공률을 기록할지 모르겠다. 만약 81%를 넘지 못한다 해도 내년, 내후년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향상될 것이다.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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