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점포 수가 줄고 영업 실적도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네시아·브라질 같은 신흥국에서 흑자가 난 반면 미국,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 적자가 커지면서 전체적으로 당기순손실이 났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말 현재 15개 국내 증권사가 12개국에 진출해 총 68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인데 1년새 7곳(약 10%)이 폐쇄됐다고 1일 밝혔다. 조효제 금융투자국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전반적인 영업실적 부진으로 해외 점포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해외 점포 수는 2014년 말 80개에서 2015년 말 75개로 줄어든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작년에 중국 법인 2곳(키움·한화), 홍콩 법인 3곳(하나·SK), 베트남 법인(골든브릿지)과 사무소(한국투자), 동경 사무소 2곳(IBK·미래에셋대우) 등 7곳이 폐쇄됐다. 작년 말 기준 증권사 해외점포는 중국에 18곳(27%)으로 가장 많이 진출해있으며, 홍콩(12곳), 미국(8곳), 베트남(7곳), 인도네시아(6곳) 순이다.
작년 증권사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약 54억원(450만 달러) 순손실로 전년 대비 약 328억원(2840만 달러) 감소해 적자전환했다. 인도네시아(610만 달러)와 브라질(310만 달러), 베트남(210만 달러) 같은 신흥국에서는 흑자가 난 반면 미국(1220만 달러 순손실), 일본(610만 달러 순손실) 같은 선진국 점포들이 적자폭을 키웠다. 증권사 해외점포는 2009년 이후 적자를 내다가 2014년과 2015년에는 흑자를 냈었다. 조효제 국장은 "신흥국 시장점유율이 커지면서 위탁수수료 수입이 커진 반면 선진국에서 신사업 추진 관련 판매관리비가 증가하고 지분법 평가손실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총 자산의 1%, 자기자본의 6.8% 수준밖에 안돼 증권사 전체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위험은 미미하다. 또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현지 법인을 인수하거나 증자해 영업규모를 키우는데다 수익원도 IB업무, PBS사업으로 다양화하고 있어 올해 수익성이 개선될 지 관심이 쏠린다. 조효제 국장은 "올 하반기 초대형 IB가 도입되면 해외프로젝트 참여, 인수합병(M&A) 같은 해외 진출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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