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드 악재에 홀대받는 현대車·롯데그룹株
입력 2017-04-30 18:38  | 수정 2017-04-30 20:58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때문에 현대자동차·롯데·한화그룹이 이익을 낸 만큼 주식시장에서 평가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곳의 계열사가 포진한 현대차그룹의 지난 4월 21일 기준 전체 시가총액은 90조1893억원으로 삼성(404조4988억원), SK그룹(99조6419억원)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이익과 시총은 그룹별 상장사의 수치를 합산한 결과다.
이 같은 재계 순위는 작년 그룹별 영업이익 서열과는 다른 수치다. 작년 삼성이 32조150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위는 14조3437억원으로 현대차그룹, 근소한 차로 3위가 SK그룹(14조314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작년 기준 이익을 두 번째로 많이 냈지만 올해 주가 수준은 재계 3위에 그치는 셈이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해 올해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분기 중국 시장에서 19만6000대를 판매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22만9000대)보다 14.4%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 대비 감소율은 무려 46%에 달한다. 기아자동차 역시 올 들어 중국에서 구매세 지원 축소와 사드 갈등으로 촉발된 한중 관계 영향으로 올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6%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시총은 각각 9912억원, 1조7836억원 줄어들었다. 주력 2개사의 시총 감소에 따라 현대차그룹 시총은 작년 말보다 6조8822억원이나 감소했다.
반면 SK그룹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같은 기간 시총이 무려 9조565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 같은 그룹 간 희비는 포스코와 롯데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난 포스코의 시총 증가폭이 사드 악재로 고전한 롯데보다 많았다.
작년 영업이익 기준 재계 5위는 롯데였지만 시총은 포스코에 이어 6위에 그쳤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으로 자국 내 롯데마트 영업을 정지하면서 중국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도 마찬가지다.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전체 시총이 작년 말보다 375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총 기준 재계 순위도 8위다.
작년 말 그룹 영업이익으로 3조원을 올리며 재계 7위를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한 단계 낮은 순위다.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태양광사업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6월부터 태양광발전 설비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지난해보다 19% 삭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떠오른 태양광이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익 수준에 합당한 주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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