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서 `중간`가는 아파트, 6억 줘야 산다
입력 2017-04-30 17:59  | 수정 2017-04-30 21:18
서울시내 웬만한 아파트는 6억원 이상을 줘야 살 수 있게 됐다. 4월 30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조사'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6억267만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6억원대를 넘었다. 지난 3월 5억9916만원에 비해 한 달 만에 350만원이 오르면서 2008년 12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초로 6억원을 넘어섰다.
중위가격은 '중앙가격'이라고도 하는데,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을 뜻한다. 초고가 혹은 최저가 주택은 제외되고 중앙에 있는 아파트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평균가격보다 주택 가격 흐름을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매 평균가격은 일부 고가 주택들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중위가격은 그 영향을 덜 받는다. 실제로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이미 3월 6억17만원으로 중위가격보다 좀 더 일찍 6억원을 넘어섰다. 일부 초고가 주택들이 평균치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반면 중위가격은 6억원대 벽이 높았다. 2009년 7월 5억203만원을 기록하며 5억원대를 돌파했지만, 곧이어 나타난 부동산 경기 침체로 4억원대로 계속 떨어져 있었다. 그러다 6년 만인 2015년 6월 5억69만원을 기록하며 다시 5억원대를 회복했고, 이후 계속해서 오름세를 이어왔다. 첫 5억원 돌파 이후 약 8년 만에 6억원대에 올라선 것이다. 중위가격이 6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재건축 추진 등의 영향을 받은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수직 상승과 강북 도심권 '직주근접' 아파트들의 강세 때문이다.
4월 강남·서초 등이 포함된 한강 남부 11개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4561만원에 달했다. 강남 4구, 특히 반포와 잠원동 일대 사업 추진이 빠른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한강 북부 14개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3월 대비 0.36% 오른 4억3447만원으로 강남 11개구보다 3억원 이상 낮다. 그러나 최근 용산·마포·종로·성동구 등 도심권에 들어선 새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강북권역의 중위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548만원을 기록해 전달에 비해 0.3% 상승했다. 작년 10월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선 후 정부가 부동산시장 억제를 위해 11·3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올해 들어 계속 상승 국면을 맞고 있다.
서울특별시와 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 등 총 6개 광역시의 중위가격은 2억3832만원으로 3월에 비해 0.21% 올랐다. 지방에선 부산 아파트 중위가격이 2억7408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가 2억4555만원, 울산 2억4316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세 중위가격 역시 계속 오름세다. 4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4억640만원으로 꾸준히 4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