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저금리대출 확 줄인 시중은행…7개월만에 3분의1로 줄어
입력 2017-04-30 17:48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대출상품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중서민층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4월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 가계대출에서 금리가 3% 미만인 상품의 비중은 전월 대비 3.2%포인트 떨어진 25.8%(신규 취급액 기준)에 불과했다. 이는 2015년 2월(8.8%)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작년 8월만 해도 금리가 3% 미만인 가계대출 비중은 75.9%였지만 7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이제는 은행에서 1~2%대 대출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 같은 추세는 은행들이 '예대마진 장사'를 위해 의도적으로 저금리 대출상품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대출금리가 3%대로 비교적 높은 가계대출 비중은 지난 3월 63.5%로 작년 8월(18.6%)보다 44.9%포인트 늘었다.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2.9%에서 4.9%로 2.0%포인트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대출이자 상승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떨어뜨리고 우리 경제의 내수 회복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강화 등으로 취약가계의 유동성 사정이 악화되고 민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선제적으로 대출금리를 속속 인상한 바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1.25%까지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사실상 거꾸로 움직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나선 것도 대출금리 상승을 부채질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바 있다.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