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휴대폰 전자펜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한 이 기업
입력 2017-04-30 15:34 
왼쪽부터 이녹스 권정민 상무, 손인성 전무, 박정일 선임연구원.

전자펜을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제품이 늘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전자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EMI)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세밀한 필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특수 필름 장치가 핵심 부품으로 들어간다. 그간 외국산에 의존해 왔던 이 부품이 지난 2015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 주인공인 중소업체 이녹스의 '방열·전자파 흡수 일체형 필름'이 올해 제18주차 iR52 장영실상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휴대폰이나 태블릿 PC 액정의 바로 밑에 들어가는 이 필름은 그동안 일본 업체 와콤의 제품으로 대부분 쓰였다. 하지만 이녹스 제품이 더욱 주목되는 건 전자파 흡수뿐 아니라 방열 기능까지 함께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전자파 흡수 필름과 방열 필름이 각각 따로 들어가야 했지만 이녹스는 이 둘을 한 장의 필름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더욱 우수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녹스의 필름은 얇고 넓적한 플레이크 모양의 자성입자를 고분자 수지 안에 분산시켜 코팅한 뒤 일렬로 배향해 제조한 것이다. 분산액 유동을 최소화하면서 코팅했기 때문에 입자들도 균일하게 배향할 수 있어 자기적 특성을 잘 갖추고 있다. 전자펜을 쓸 때 발생하는 전자파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모바일 기기의 통신이나 인터넷(와이파이) 기능에도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방열과 전자파 흡수를 위해 여러층 얹어 만드는 기존 필름과 달리 한 장의 필름으로 이 모든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박막화가 가능하다. 그만큼 제조 공정이 단축되며 접착제 두께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제품의 전자파 자기장 흡수 정도도 기존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전자파 흡수층 두께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더욱 얇은 모바일 기기 제품을 구현할 수 있다.

이녹스 제품이 향후에도 더욱 주목되는 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변동 상황과도 관련이 깊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매년 계속 증가해 왔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스마트폰 양산으로 지난해는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한 해가 됐다. 그만큼 대화면·고화소의 차별화된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이녹스 제품은 통신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흡수·배출하고 전자펜의 유연한 사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다기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손인성 이녹스 전무는 "현재 국내외 스마트폰·태블릿 PC 제품 제조업체에 자사 부품이 많이 공급되고 있다"며 "근거리 통신이나 무선충전 제품 등에도 전자파 흡수 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만큼 공급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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