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화학성분 공포에 `성분안심 제품` 봇물
입력 2017-04-30 15:03 
닥터브로너스 '올-원 치약' 3종

화장품과 치약 등 매일 바르고 쓰는 제품에 포함된 화학성분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높아지면서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성분을 내세운 제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치약 리콜 파동 등을 겪으면서 인체에 축적된 유해 화학물질의 총량을 의미하는 '바디 버든(Body Burden)'에 대한 소비자들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 동안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중소 업체들이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성분 안심' 제품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와 '아이소이', 미국 유기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닥터브로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아로마티카는 최근 유해성분을 제외한 영유아용 화장품 라인과 치약, 룸·패브릭 스프레이를 잇따라 새롭게 출시했다. '제리스베이비 어린이 치약'은 전 성분을 공개하고 '안심'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 중이다. 국내에서 의약외품인 치약은 주 성분만 공개하면 되지만 전 성분을 모두 공개했다.

가습기 사태에서 문제가 됐던 메틸클로로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넣지 않은 것은 물론 불소, 파라벤, PEG, 인공색소, 합성향료, 사카린 등 유해 의심 성분을 모두 뺐다. 다만 양치한 후 개운한 느낌이 들도록 SLS계면활성제 대신 코코넛오일 유래 천연 계면활성제를 썼다.
아로마티카는 인체에 유해한 합성향을 배제하고 천연향을 사용한 룸·패브릭 스프레이도 추가로 내놨다. 합성향료 대신 천연 에센셜 오일을 사용해 향을 낸 것이 특징이다. 합성 향균제나 이소프로필알코올(IPA) 등 논란이 되는 성분도 배제시켰다. 아로마티카 관계자는 "외부 검사기관을 통해 프탈레이트, 포름알데히드, 메탄올 등 10종 이상의 유해물질 검출 테스트를 진행해 불검출 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말부터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포함된 스프레이 제품과 방향제 판매를 금지시켰다. 때문에 CMIT/MIT가 함유된 스프레이형 제품과 모든 형태의 방향제는 판매가 불가능하다.
아이소이도 안심 치약 '센시티브 브라이트닝 덴탈 케어'와 어린이용 치약 '센시티브 키즈 덴탈 케어'를 내놨다. 아이소이가 치약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제품은 유해 의심 성분을 모두 배제하고, 합성 계면활성제 대신 코코넛오일에서 추출한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를 사용했다. 잇몸 건강에 도움을 주는 천연 유래 성분 복합체인 틴크도 가미했다. 어린이용 치약에는 합성 인공향 대신 천연 유래 딸기향을 사용했고, 합성 사카린 대신 자일리톤을 사용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기농 브랜드 닥터브로너스도 최근 국내에서 치약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에서 출시 1년 만에 천연치약 시장 1위를 기록한 '올-원 치약'이 신라면제점에 입점한 것. 그 동안 국내에서는 비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안심 치약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출시를 결정했다.
이 제품은 합성 계면활성제를 넣지 않아 일반 치약처럼 거품이 나지 않지만 유기농 멘톨 크리스탈을 사용해 상쾌한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치석과 치태 제거에 효과적인 유기농 코코넛 플라워, 항균 효과가 있는 유기농 코코넛오일을 포함하고 있다.
물론 대기업도 이같은 소비자 우려를 반영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LG생활건강은 지난 2월 '소비자안심센터'를 출범시켰다. 이 곳에서 원료, 부자재, 완제품, 수입품 등 전 제품에 대해 유해 성분을 검증하고 위험 발생 요인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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