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마트폰 중독 방지` 삼성전자 앱, 데이터 수집 논란
입력 2017-04-30 14:22 

삼성전자가 아이들의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습관 정착을 돕는 '마시멜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최근 유·아동, 청소년들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앱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6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아동(3∼9세) 스마트폰 중독 비율은 17.9%로 성인(20∼59세) 16.1%보다 높고, 청소년(10~19세) 중독 비율은 무려 30.6%나 됐다.
마시멜로 앱은 미국 스탠포드대학 심리학 연구인 '마시멜로 테스트'를 모티브로 개발됐다. 마시멜로 테스트란 1970년대 스탠포드대학 심리학자 월터 미셸 박사가 네 살짜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기통제 능력을 연구한 유명한 실험 사례다. 미셸 박사는 아이들에게 눈 앞의 마시멜로를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마시멜로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실험을 통해 단기 충통을 통제하는 능력이 성공의 지름길임을 보여줬다.
이 앱도 아이들의 자기통제 능력 향상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부모가 강제적으로 자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다른 관리 앱들과는 달리 자율성과 보상을 강조했다. 어린 자녀가 부모와 함께 스마트폰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규칙을 세우고 자녀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켜가면 '마시멜로 포인트'를 보상받는다.
다만 이 앱은 삼성전자 갤럭시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부모와 아이 스마트폰에 각각 설치하고 삼성 계정에도 가입해야 한다. 안드로이드5.0 롤리팝 버전, HD급(1280x720) 이상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갤럭시앱스와 구글플레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아이폰은 물론 다른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은 이용할 수 없다. 지난번 선보였던 스트리밍 음악 앱 '삼성 밀크'와 같은 형태다. 삼성전자가 어린이와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한 앱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앱 기능은 크게 '마시멜로 모드' '관리 앱' '기프트' 등 3가지로 구분된다. 마시멜로 모드는 아이가 직접 고른 최대 8개 앱만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아이는 마시멜로 모드 이용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마시멜로 모드를 자주 사용할 수록 배지, 포인트 등과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관리앱은 특정 앱을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면 부모는 자녀와 상의해서 오락성이 강한 게임, 웹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앱을 관리앱으로 정할 수 있는데, 이런 앱을 사용할 때마다 마시멜로 포인트가 차감된다. 포인트가 모두 떨어지고 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기프트에는 자녀가 모은 포인트를 사용해 부모에게 원하는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기'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자녀에게 요청을 받은 부모는 칭찬과 격려 의미를 담아 삼성페이 결제로 선물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시멜로는 아이 스마트폰 사용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보고서를 제공해 스마트폰 사용 습관 개선 정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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