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트럼프 "한미FTA, 종료 가능성" 발언, 트럼프식 '미치광이' 협상 전략?
입력 2017-04-30 11:27 
트럼프 한미 FTA /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한미FTA, 종료 가능성" 발언, 트럼프식 '미치광이' 협상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끔찍한 협상이라며 재협상을 넘어 종료 가능성까지 들고나오면서, 이런 언급이 진의인지 '미치광이'식 협상전략의 일환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한미 FTA 재협상 내지 종료 관련 공식 통보를 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아 모든 FTA 협정의 재검토를 명령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사실상 재협상을 기정사실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NAFTA와 관련한 입장 변화를 보면 향후 다른 국가와의 FTA 협상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 점쳐볼 수 있습니다.

NAFTA 재협상은 향후 미국이 한국 등 다른 18개국과 체결한 모든 FTA 재협상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NAFTA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극과 극'을 오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NAFTA를 일자리를 빼앗아간 원흉으로 지목하면서 전면 재협상을 약속했습니다. 재협상 결과가 미국 노동자에게 불리할 경우 탈퇴하겠다는 엄포도 놨습니다.

특히 멕시코산 제품에 20%의 수입 관세를 물리겠다는 발언을 반복하면서 NAFTA 재협상은 뜨거운 감자로 자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멕시코, 캐나다와 재협상 개시를 서둘렀고, 멕시코나 캐나다도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나섰지만, 아직 공식 절차 개시는 의회에서 가로막혀 하지 못했습니다.

초조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1994년 발효 이후 23년 만에 NAFTA 종료를 발표하려 했습니다. 지지자들에게 미국 무역정책을 뒤집기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 등 정상들이 잇따라 전화를 걸어 재협상 종료를 만류하면서 그는 입장을 전면 뒤집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정상은 재협상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나는 종료하기보다는 재협상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종료와 같은 극단적인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게 된 것은 백악관 내 그의 참모 중 소수파인 국수주의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풀이했습니다.

이같이 180도 바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특유의 '미치광이 이론(the Madman Theory)'에 따른 협상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구사한 이 전략은 이는 상대에게 미치광이처럼 비침으로써 공포를 유발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을 말합니다.

그가 30년 전인 1987년 출간한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공개했던 협상전략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이는 상대방과 갈등 상황에 부닥치면 먼저 협상의 지렛대로 '최악의 상황'을 제시해 엄포를 놓음으로써 위기를 조성한 뒤에 실리를 챙기는 방식입니다.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 상황을 봐도 트럼프 행정부는 극단적으로 나가지는 않고 있습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미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나 유럽연합(EU)과는 새로운 양자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한편, 한미 FTA는 개정하고 중국과의 투자협정은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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