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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종영까지 인터뷰하지마"…박탈된 홍보의 장
입력 2017-04-30 08: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드라마는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산다. 배우도 마찬가지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고 드라마가 재미있다면, 드라마와 배우는 인기를 얻는다. 이는 시청률이 증명해 준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월화극 귓속말도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위기일발, 공수교대가 빠른 드라마 전개를 향한 관심 못지않게 배우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도 높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유명한 배우는 자신의 인지도를 더 높이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배우는 눈도장을 찍는 계기가 되고 몸값도 올라간다.
배우들이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는 기회는 SNS 소통으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매체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뤄진다. 특히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의 매체 인터뷰는 좋은 홍보의 장이다. 드라마가 끝나고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방영 중일 때 시청자들의 관심을 더 높이거나 궁금증을 해소하는 즐거움을 줄 때도 있다.
하지만 SBS 측이 그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SBS 측은 최근 이 드라마 방영 중 인터뷰 금지를 각 소속사에 요청했다. 한 매체가 최근 주연배우들을 만났고, 그 인터뷰를 SBS에 얘기도 없이, 또 합의 없이 실었다는 게 계기가 됐다.

인터뷰 대부분의 경우 나쁜 기사는 거의 없다. 드라마 홍보도 되고 개인의 홍보도 되기에 굳이 막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SBS 측은 "다른 매체에서 항의가 들어오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물론 촬영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거나, 드라마 전개를 알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최근 들어 매체들은 스포일러를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촬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출연 배우들을 접촉하려고 한다. "다른 매체로부터 항의가 들어오니 안 된다"고 인터뷰 금지를 통보하는 건 홍보팀이 일을 편하게 하려는 변명일 수밖에 없다.
SBS는 드라마의 반응이 좋으면 때때로 기자간담회를 여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으니 인터뷰 금지는 자기들 편하려고 한 일종의 보도지침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기자간담회에 참여할 수 있는 이가 일부 배우들에게 국한된 것도 당연하다. 그들에게 자신을 알릴 기회는 사라져 버리거나 한참이나 미뤄진 뒤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똑같은 기사를 그냥 생성하길 바라는 홍보팀의 생각이라면, 귓속말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 도리가 아니고 기자들도 자괴감이 들 뿐이다. 이러다가는 비판하는 기사도 막을 판이다.
한 매니지먼트사 측은 "드라마가 반환점을 돌 때 인터뷰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인터뷰를 준비하려 했는데 SBS로부터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 따를 수밖에 없다"고 난감해했다.
인기 있는 배우들은 굳이 이 지침을 따르지 않아도 되지만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배우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 다음 작품들의 계약이 밥줄이기에, 혹시 모를 입김이 무서운 것도 당연하다.
물론 현실적으로 최악인 한국 드라마의 시스템적인 상황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지난 25일 귓속말 10회가 방송 이틀 전에서야 촬영을 끝냈다. 벌써 거의 쪽대본에 의한 생방송 촬영이 진행 중이다. 여차하면 방송 펑크가 날 수도 있다.
한국 드라마 시스템의 바뀌지 않는 악습, 여전히 씁쓸한 단면이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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