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安 지지율 뒷걸음질에 비상 "여론조사와 민심 천양지차"
입력 2017-04-27 16:31  | 수정 2017-05-04 16:38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하면서 1위 와의 격차가 10% 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는 추세다. 대선을 11일 앞두고 지지율이 뒷걸음질 하고 있지만, 막상 국민의당 내부 분위기는 차분하다. 안 후보 지지율을 10%대에서 30% 후반까지 단숨에 끌어올린 '새정치를 위한 민심'이 막상 선거일에 투표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사실 안 후보 측은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 이념적으로는 진보와 보수 사이, 지역적으로는 영남과 호남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역대 대선판을 되돌아보면 선거일을 11일 남겨둔 상황에서 지금 같은 판세면 게임이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집권보수 정당에 애초부터 집권을 포기한 야야(野野) 대결이라는 점에서 결과를 확신하기 어렵다.
국민캠프 전략본부장인 김성식 의원은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듯이 끼리끼리가 아닌 통합을 위한 정치, 미래를 준비하는 개혁 정치를 약속하며 진실되게 나아갈 것"이라며 "선거 본선 단계에서 국민들이 전략적 관망세에 들어갔지만 최종적으로 투표를 할 때는 고민 끝에 안철수 후보로 합리적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좌우 대결도 아니고 영호남 갈등도 아니다"라며 "미래를 위해 누구를 뽑을지 고심하고 있는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아 지금 같은 격차가 나오는 것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보수 단일화나 포퓰리즘 공약 발표 같은 이벤트로 막판 뒤집기를 노리기보다, '안철수다운' 정공법을 선거 막판까지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세를 불리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중도보수를 결집할 전기가 없이는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진보 텃밭 호남에선 문 후보와 보수 텃밭 TK에선 홍 후보와 전쟁을 치르는 셈이다.
안 후보는 27일 아침 제주도를 방문한 뒤, 오후에는 경주와 대구로 이동해 유세를 펼쳤다.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대구를 찾은 이후 열흘만의 TK 방문이다. 유세 돌입 후 현재까지 안 후보가 두 번 방문한 곳은 호남과 TK뿐이다.
안 후보는 이날 경주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안철수 정부는 국민의당 만의 정부가 아니다"라며 "탄핵 반대세력과 계파패권세력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세력이 참여하는 국민대통합정부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겪고서 상실감이 얼마나 크셨느냐. 다시는 그런 상처 입지 않도록 정말 잘 뽑아야 할 선거"라며 "여러분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로 모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 지지자들을 편 가르다가 나라를 두 동강 나지 않겠느냐"고 문재인 후보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이 기반을 잡고 있는 호남서 대반전을 이루고, TK와 수도권으로 '녹색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호남 바닥을 누비며 지역민심 다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측근인 최명길 의원도 국민캠프에 합류하면서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국민캠프 장병완 선대위본부장은 "4·13 총선에서 봤듯이 최근 여론조사와 호남의 바닥민심이 천양지차"라며 "실제 투표장에서 적게는 70% 많게는 80% 득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호남서 반등이 일어나면 TK에서는 문 후보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안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한다는 얘기다. TK 민심의 바닥에는 '안철수냐, 홍준표냐'보다 '문재인 이길 자 누구냐'는 정서가 강하다.
김중로 국민의당 대구·경북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실제 TK 민심은 홍 후보를 찍으면 문 후보가 당선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홍 후보가 품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많고 비호감도도 높아 실제 투표에는 TK유권자들이 합리적이면서도 안보를 중시하는 안철수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주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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