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화테크윈 물적분할 의미는 `항공엔진 메이저 겨냥`
입력 2017-04-27 15:58 

한화그룹 핵심 방위산업 계열사 한화테크윈이 사업 부문을 4개 독립 법인으로 쪼개는 구조 개편에 나섰다.
한화테크윈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방산·에너지장비·산업용장비 부문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로 두기로 의결했다. 분할 기일은 7월 1일이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이번 개편을 통해 글로벌 항공 엔진 메이저로 성장하기 위한 '몸'을 만들어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화테크윈은 항공 엔진·발전기·자주포 등을 만드는 항공·방산 부문, CCTV·카메라 모듈을 제작하는 시큐리티 부문,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산업용 장비 부문 등 세 파트로 구성됐다.

분할 후에는 ▷존속법인 한화테크윈 ▷자회사 한화다이나믹스(방산) ▷한화파워시스템(에너지장비) ▷한화정밀기계(산업용 장비·이상 모두 가칭) 등 4개 회사로 나뉘게 된다. 항공·방산부문 중 방산과 에너지가 자회사로 떨어져 나가고, 산업용 장비가 독립하는 구조다. 한화테크윈에는 항공엔진과 CCTV 등을 생산하는 시큐리티 부문만 남게 된다.
◆항공엔진 집중 투자
한화테크윈은 물적 분할 이후 항공엔진을 중심으로 외연을 키운다. 항공·방산은 한화테크윈 전체 매출(3조5189억원) 77%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엔진이 차지하는 비중만 약 40%에 달한다.
한화는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항공 엔진을 집중 육성한다는 밑그림을 그려둔 상태다. 우선 미국 중형 엔진부품 업체 M&A에 나서 글로벌 엔진시장 '이너서클'에 가입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GE, 롤스로이스, P&W 등 글로벌 3대 엔진업체는 사전 계약을 맺은 한정된 업체한테만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3대 엔진 메이저 1차 공급사는 8개, 2차 공급업체는 200여개가 있다. 이 이너서클 안에 들어가야 글로벌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한화 관계자는 "엔진 메이저가 되기 위해서는 20~30년간 축적된 기술 트랙레코드(실적)가 있어야 하는데 단기간 이를 충족하긴 쉽지 않다"며 "글로벌 엔진 밸류체인 상단에 있는 업체를 합병해 단숨에 이너서클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관성 적은 사업을 떨궈내 몸집을 가볍게 하는 작업이 필요해졌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엔진을 주력으로 하는 한화테크윈에 반도체장비·자주포 등 이질적인 분야가 담겨 있다 보니 과감한 투자 의사 결정이 더뎌졌다"고 말했다. 분할 이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시큐리티 부문은 한화테크윈이 향후 해외 M&A 등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남겨둔 카드로 풀이된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시큐리티 부문을 한화테크윈에서 분할해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이는 시간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방산사업도 개편 핵심
최근 K9 자주포 등 해외 수주 물꼬가 터진 방산 부문도 개편 중심에 있다. 장갑차·미사일 발사대 등을 생산하는 한화테크윈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신설되는 한화다이나믹스 자회사로 붙여 항공 엔진과는 별도로 지상 방산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방산 부문이 해외 수출 품목을 늘리고 또 다른 한화 방산회사인 (주)한화 방산 부문, 한화시스템과 협업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테크윈은 2015년 12월에도 항공방산·시큐리티·산업용 장비 사업 체제로 개편해 짭짤한 재미를 본 적이 있다. 조직 개편에 나선지 1년만에 매출은 34.6%(2조6134억원->3조5189억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은 150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한화 관계자는 "1차 사업부문 개편으로 경영 효율화 효과를 봤지만 여전히 부문간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며 "물적 분할이 끝나면 각 사가 고유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투자 결정을 할 수 있어 업무 스피드가 빨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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