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위약금 낼래, 추가 구매할래" 고객 속여 수억원 꿀꺽한 텔레마케터
입력 2017-04-27 13:43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과거 구매고객들에게 환불을 미끼로 추가 결재를 유도한 후 돈을 가로챈 텔레마케팅 사기범이 결창에 붙잡혔다.
27일 서울 노원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임모(36)씨를 구속하고 임씨와 범행을 공모한 출판사 대표 김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어학교재를 구매했던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과거 교재 구매시 2차 교재비까지 결제하기로 계약되어 있다. 취소시 위약금이 발생하지만 2차 교재비를 결제하면 기존 교재비까지 모두 환불해 주겠다"고 속이며 이들의 추가결재를 유도했다. 이런식으로 총 565명에게 13억 1300만원을 받았으나 실제 2차 교재를 받은 고객은 아무도 없었다. 피해자들은 승진이나 자기개발을 위해 영어 공부를 계획한 30∼40대 직장인인들로 임씨의 화려한 말솜씨에 넘어가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의 피해를 봤다.
경찰조사 결과 임씨는 수년간 어학교재 텔레마케터로 일하면서 축적한 고객 DB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씨는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해당 교재 출판사 대표인 김씨와 공모해 출판사를 카드 결제 가맹점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일부 고객이 고소를 할 경우 즉시 환불하여 처벌을 피해왔으며 신고를 방지하기 위해 사은품을 보내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처음부터 수십 수백만원의 가치에 훨씬 못미치는 엉터리 교재를 팔아왔다"며 "대부분 피해자들은 과거 구매했던 사실을 기억하지도 못하면서 피의자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연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