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실제한 ETN 상장 한 달…투자자들은 `외면`
입력 2017-04-27 10:33 
[자료 제공 = 한국거래소]

손실제한 상장지수증권(ETN)이 상장 한 달째를 맞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15종목 가운데 절반 가량이 하루에 한 건도 거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는 주가 하락 시에도 손실을 일정수준으로 제한, 원금의 80%까지 보장해주는 손실제한 ETN 15종목을 상장시켰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4곳이 손실제한 ETN 상품을 내놨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을 거래하듯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특히 손실제한 ETN은 만기시점에 기초지수(코스피200 지수)가 일정수준 이하로 하락하더라도 사전에 약정된 수준으로 최저 상환금액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주가연계증권(ELS)과 유사하지만 원금을 80%까지 보장해준다는 점과 수익도 10%~40%까지 제한된다는 점이 다르다.
원금을 어느정도 보장해준다는 이점이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이렇다 할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손실제한 ETN 15종목의 일평균 거래량은 484주, 거래대금은 487만원 수준이다. 특히 15종목 중 절반 이상은 일평균 거래량이 100주 미만이었다. 앞서 지난 2014년 11월 일반 ETN 상품이 도입된 이후 한 달 간 일평균 거래 규모가 80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손실제한 ETN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최근 증시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수익을 추구를 선호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굳이 수익률을 낮춰가며 손실제한 ETN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파생상품 담당 연구원은 "손실을 제한하는 상품 구조상 일반 ETN 대비 수익률이 낮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상품에 레버리지 등을 넣어서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자들의 경우 일정 부분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손실제한 ETN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 최근 지수가 2200선을 돌파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보다 고위험군의 상품인 ELS나 개별 종목,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최 연구원은 "타게팅을 제대로 해야 한다"면서 "주식이 됐든 금융상품이 됐든 포지션이 많은 사람이나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세일즈 해야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부분이 되지 않고 있어 거래 부진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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