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슈&현장]중고품 거래 사기 급증..."확인 또 확인"
입력 2008-03-03 18:20  | 수정 2008-03-04 09:12
휴대용 전자기기 등을 싼값에 사려고 온라인에서 중고품 거래 사이트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거래하지 않거나 에스크로 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않으면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태형 씨는 온라인으로 중고 네비게이션을 사려다가 사기를 당했습니다.

온라인 동호회에서 경품에 당첨돼 싸게 팔고 싶다며 올린 글에 별 의심 없이 돈을 보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김 씨는 판매자가 지방에 거주한다고 말해 택배로 물건을 받았지만, 상자 안에는 엉뚱한 물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 김태형 / 중고거래 사기 피해자
-"실제로 운송장 번호까지 다 확인을 하고 돈을 입금했는데, 받아보니 전혀 상관없는 책이 들어 있어서 피해 공유 사이트에 내용을 올리고 경찰에 신고도 했는데요. 금액이 작으니까 경찰에서 신경도 안 써주고 잡기도 어렵고 그렇더라고요."

이처럼 최근 게임기나 카메라, 노트북 등을 중고로 사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사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00건에 불과하던 중고거래 사기피해 건수가 지난해는 무려 2배가 넘는 203건이나 접수됐습니다.

정규해 / 기자
-"특히 이들은 구매자가 올린 구매희망 게시물을 보고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건을 빨리 구매하려는 구매자의 급한 마음을 악용한 것입니다."

실제로 온라인 중고사기 정보공유 사이트에는 인터넷 사기 피해 신고가 하루에도 수백 건씩 올라옵니다.

사기를 위한 수법도 치밀합니다.

사기단은 '대포폰'이라고 불리는 '선불폰'을 사용하고 있고, 구매자와 거주지가 다르다면서 택배 거래를 유도합니다.

인터뷰 : 윤영미 /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팀장
-"상대방의 계좌나 휴대폰 번호, 이름을 알고 있어도 나중에 정보를 확인해보면 다른 사람의 정보를 도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 정보만으로 경찰이나 수사기관의 도움이나 피해구제를 받는 것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피해자들은 금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피해가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사기 피해 정보 사이트에서 판매자 정보를 확인해 본 뒤 에스크로 서비스를 이용해 거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 김희영 / 우리은행 e비지니스팀
-"구매자분이 거래하시는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셔서 에스크로로 돈을 이체하시면 예치되었다가 물품 배송을 받은 뒤 안전하게 이체가 됩니다."

이미 사기를 당했다면 돈이 인출되기 전 가능한 빨리 은행에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갈수록 늘고 있는 온라인 상의 개인간 물품 거래.

전문가들은 사기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개인간 거래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에스크로 서비스의 홍보를 강화하고 정부차원의 법규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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