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님 가장 많은 모바일은행 `농협` 원톱
입력 2017-04-25 17:46  | 수정 2017-04-25 21:14
은행 12개 모바일앱 이용실태 비교해보니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가운데 농협은행의 모바일뱅킹이 일평균 이용자 수와 실행 횟수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쇼핑이나 여행 등 금융 이외의 서비스까지 포함한 '생활금융' 앱은 신한금융의 FAN(판·앱카드)이 가장 높은 이용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매일경제신문이 모바일 시장 조사업체인 랭키닷컴에 의뢰해 금융 고객들의 이용 실태(4월 16~22일)를 분석한 결과, NH농협은행이 선보인 'NH 스마트뱅킹'이 하루 평균 이용자 122만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일평균 이용자 수는 실제로 해당 앱을 실행한 '진성 고객층'만 집계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단순 가입자보다 더 실질적인 고객 이용 지표로 간주된다.
NH 스마트뱅킹은 조사 기간 중 실행된 이용 횟수(약 4361만회)도 가장 많아 명실공히 국내 은행들이 내놓은 앱 가운데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앱으로 등극했다. 농협은행의 뒤를 이어 KB국민은행(스타뱅킹)과 신한은행(S뱅크)이 출시한 앱이 이용자 수와 실행 횟수가 비교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은행의 경우 다른 경쟁 은행보다 고령자층 고객이 많기 때문에 모바일뱅킹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농협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일찍부터 개발해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으로 '큰글 송금' 서비스는 앱에 돋보기 기능을 탑재해 시력 저하 등으로 스마트폰 이용에 불편함을 겪고 있는 시니어층을 모바일뱅킹 이용 고객층으로 성공적으로 끌어들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젊은 층만을 대상으로 출시 경쟁을 해왔지만 농협은행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도 쉽게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대 금융그룹이 최근 간편송금, 통합 포인트 적립, 메신저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기능을 탑재해 내놓은 이른바 '생활금융' 앱끼리만 비교해보면 신한금융이 만든 '신한 FAN'이 일평균 이용자 수(약 49만1000명)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 '하나멤버스', KB금융 '리브메이트', 우리은행 '위비멤버스'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한 FAN은 현재 전체 회원 800만명, 지난해 연간 누적 취급액 5조6000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대중화에 성공한 앱이다. 기본 기능인 앱카드 간편결제뿐 아니라 쇼핑, 운세, 게임, 웹툰 등 각종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서비스를 한 앱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으로 이용자 소비 패턴을 분석하는 소비 관리 서비스 'FAN 페이봇'을 새롭게 탑재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일평균 이용자 수가 5만5000명 수준으로 아직 시중은행들과 비교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1인당 일평균 이용시간 순위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해 일단 접속하면 금융상품 가입이나 대출로 이어지는 확률이 다른 은행이 만든 앱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케이뱅크의 1인당 일평균 이용시간은 6분46초로 평균 2~3분 수준인 다른 시중은행 앱에 비해 두 배 이상 길었다.
실제로 케이뱅크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정기예금'은 출시 3일 만에 1회차 200억원이 완판되는 등 출시될 때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해 긴장한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앱 보급에 열을 올리면서 금융권 '모바일 뱅킹 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궁극적으로 고객들이 오프라인 창구에 올 필요가 없을 정도의 앱을 만들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항마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 가지 않고 모바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은행마다 앱 기능 개선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앞으로 모바일 고객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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