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선 핵심키워드 전쟁] 文 `정권교체` 安 `미래` 洪 `체제 전쟁`
입력 2017-04-23 16:10 

5·9 대선 정국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후보들의 '키워드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 유력한 후보가 보이지 않아 오히려 유권자들이 쉽게 표심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인만큼 유권자 표심을 가장 자극할 수 있는 키워드를 통해 대선 정국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정권교체'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동시에 지난 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오랜 기간 지속된 국정 혼란을 메우기 위해 가장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 후보는 22일 부산 서면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진짜 정권교체, 확실한 정권교체 누구입니까"라며 "부산에서 불던 정권교체 동남풍이 이제 태풍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농단에 실망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도 "연정은 정권교체 이후 정치 상황에 따라 논의될 문제"라며 정권교체에 더욱 중점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오랜 기간 국정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 발표를 통한 준비된 대통령 행보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 측은 '1일 1정책 발표'를 통해 국정 운영 청사진을 소개함으로써 국정혼란을 메울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번 선거를 진보·보수 대결보다는 미래와 과거의 대결 구도로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안 후보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가장 잘 이끌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문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22일 경남 창원에서 유세를 진행한 안 후보는 "대통령 선거가 과거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진흙탕 선거가 아니라 비전과 정책이 경쟁하는 선거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선거 구도가 미래·과거 대결로 가면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더 나은 정권교체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며 다시 한 번 거센 물결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보수 체제 전쟁'의 프레임을 강조해왔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자신감 고양에는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지지율이 서서히 오르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당은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세력이라고 자임하는 홍 후보에게 결국 국민들의 표가 모일 것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이철우 선대위 총괄대책본부장은 "홍준표에 대한 보수 각계의 지지도 잇따르는 등 대한민국 보수우파 재집결이 시작됐다"며 "친노·친문 패권주의 정치세력과 정체성이 불분명한 박지원 정치세력을 극복해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주적' 이슈와 참여정부의 북한 인권결의안 대북 사전 자문 의혹 등 안보 프레임으로 '문·안'을 동시에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갈 방침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TV토론· 현장유세에서 보여준 우호적 평가를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후보단일화나 사퇴론까지 나오며 '내우외환'의 상황에 마주쳤다. 그럼에도 완주론을 역설하는 유 후보는 '새보수'라는 인물론을 계속 밀고 나가며 반전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유 후보 측은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유 후보를 선뜻 '1순위'로 지지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의 소신 투표를 끌어낼 수 있느냐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김세연 바른정당 선거대책본부장은 "'돼지흥분제 후보'도 있고 국가 존망과 연결되는 외교·안보에서 의심스러운 후보들도 있다"며 "국민이 무자격 후보들을 걸러내고 가장 위기극복을 잘할 후보를 선택한다면 유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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