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다시 불거지는 중도-보수 연합론, 文 독주 막을 `방울` 달 사람 없어
입력 2017-04-23 15:46 

5·9 조기대선을 보름 남짓 남기고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혹은 '비문(비문재인)연대'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초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약진해 지지율 양강체제가 형성되면서 단일화나 연대론은 사실상 물 건너간 듯 보였다. 그러나 '흔들리는 보수표심'에 안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빠지고,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좀체 오르지 않으면서 '합종연횡'의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진원지는 바른정당이다. 김재경 바른정당 선거대책부위원장이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후보 단일화를 다시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에게 "제의를 해라. 제의가 있다면 바른정당 내에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과 함께 단일화에 화답하는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일에도 유 후보와 홍 후보, 안 후보를 향해 단일화 논의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조원진 새누리당 대선 후보도 단일화 의사를 밝혔다. 조 후보는 지난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후보 유세 연설을 통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보수우파가 길거리에 나왔는데 이 분들의 마음을 대변할 정당이 없어 고민 후 나왔다"며 "대선 TV토론을 통해 북한에 누가 더 잘 대응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인지 평가해 단일화하자"고 밝혔다.
보수 후보 단일화에 다시 불이 붙은 데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층이 확고한 TK(대구·경북) 지역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분위기가 일조했다. 이전까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대안으로 안 후보를 지지했던 지역 여론이 홍 후보쪽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를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홍 후보 측은 이를 '동남풍'이라 칭하고, 세몰이에 더욱 고삐를 조이고 있다. 홍 후보는 "득표에 도움 안된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안 후보도 자꾸 흘러나오는 유 후보와의 연대에 아직은 선을 긋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21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들은 바도 없고 논의한 바도 없다"며 "그분들의 고민이고 판단"이라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50·60대 중장년층에서 안 후보와 홍 후보가 지지세를 나눠가져간다는 점은 결국 문 후보에게 이득이 될 뿐이라는 분석이 여전히 힘을 얻는다.
한 정치평론가는 "문 후보 선두 체제가 정형화되면 나머지 후보들은 차선의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 염두에는 두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먼저 의견을 밝히는 것은 '한수 접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은 쪽에서부터 단일화에 목소리가 다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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