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한국 유권자 3분의 1, 대선 2주전부터 지지후보 정한다
입력 2017-04-23 15:13  | 수정 2017-04-23 15:47

우리 국민의 3분의 1은 대선 2주일을 남겨두고 대선일까지 두고두고 고심하다가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 선거관리위원회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른바 '샤이 유권자'들이 대선 D데이까지 TV합동토론회와 네거티브전 등 여러 변수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막판 표심을 정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19대 대통령선거를 보름 남겨둔 가운데 문재인·안철수 등 유력 후보들 역시 대선일까지 긴장을 늦추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3일 선거관리위원회의 16대~18대 대선일 직후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새누리당)와 문재인 후보(민주통합당) 등 양자구도로 치러진 2012년 18대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투표 당일(2.2%) △투표일 1~3일전(5.9%) △투표일 1주일전(11.3%) △투표일 2주일전(12.2%) 등 시점에 지지후보를 정했다. 전체의 31.6%가 공식선거운동 막바지인 ‘대선 D-14일~D데이' 기간에 한표를 행사할 대선 후보를 정한 것이다. 나머지는 투표 3~4주전(10.9%), 투표 한달이상 전(57.4%)에 이미 마음 속으로 지지후보를 결정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별로 보면 특히 20대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대선일 2주를 남겨두고 나서야 서서히 마음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지역 표심 향배가 상대적으로 가장 늦게 나타났다.
그 직전 대선에서도 샤이 유권자들은 투표일에 임박해서 표심을 드러냈다. 2007년 17대와 2002년 16대 대선에서 투표 2주전~투표일 기간에 찍어줄 후보 방향을 정한 유권자는 각각 40.4%, 37.1%였다. 대선때면 후보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기 때문에 유권자들 역시 대선판세를 끝까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4월 3주차 여론조사(표본오차 95%신뢰수준±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 결과에서도 앞으로 '상황에 따라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은 문재인(33%)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30%)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31%) 자유한국당 후보 등으로 나타났다. 유력 대선후보 지지층의 약 30%는 언제든 다른 후보로 건너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단일화 등 대선구도 변화, 한반도 정세변화, 네거티브전, TV합동토론 등 변수에 따라 샤이 유권자들은 후보들을 놓고 마지막까지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인 메트릭스 박정균 상무는 "대선을 보름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표심을 정하지 않은 유보층이 10%내외로 낮아졌지만 변동가능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30%정도로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큰 격차로 다른 후보들을 앞서고 있지만 지역 바닥민심을 들어보면 통합정부를 향해 조금 더 분발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데 구성원들과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해 치러진 총선을 보면 투표 2주일 전까지 판세 분석은 무의미할 정도로 급변했다. 선관위 조사결과 유권자들의 지지후보 선택시점은 투표당일 5.6%, 투표일 1~3일전 16.4%, 투표 1주일전 25.4%, 투표 2주일전 18% 등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65.4%가 투표 2주일~투표일 기간에 최종적으로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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