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반전 접어든 '장미대선' 판세 요동…양강구도 깨지나
입력 2017-04-23 14:00 
사진=연합뉴스


23일로 중반전에 접어든 5·9 '장미대선'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실질적인 '양강구도'로 막을 올렸으나, 최근 안 후보의 상승세에 일정한 제동이 걸리면서 두 사람 간 격차가 다소 벌어지는 양상입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41%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안 후보는 7%포인트 떨어진 30%에 그쳤습니다.

또 한 매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 후보(40.0%)는 안 후보(30.1%)를 9.9%포인트 앞섰습니다.


문·안 후보의 차이가 10%포인트 가량 벌어지는 사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0%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한국갤럽 조사로는 9%,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로는 10.2%입니다.

양강구도를 깨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안 후보에게 쏠렸던 TK(대구·경북) 보수층의 지지를 홍 후보가 상당 부분 되찾는 추세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 후보가 다시 독주 체제를 굳혔다고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이른바 '송민순 문건' 공개를 계기로 지난 2007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북한인권결의안 대북 사전문의 의혹'이 재점화하는 등 안보 공세의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아직 3∼4%의 벽에 갇혀 있지만, TV토론 선전을 발판삼아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어 막판까지 구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저마다 판세를 유리하게 해석하면서 남은 기간 필승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우선 문 후보 측에서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권 고지를 향한 안정궤도에 어느 정도 올라선 것으로 보고 중도층 유권자의 마음 잡기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철희 전략본부 부본부장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특히 고무적인 것은 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문 후보가 가장 믿을 만하다'는 응답이 많다는 사실"이라며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 논란도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으로 문 후보는 '안보에 유능한 대통령',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1일 1정책' 발표로 집권 후 국정운영 청사진을 소개하는 등 국정 혼란을 메울 적임자임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경쟁자인 안 후보에 대해선 '40석 미니정당'으로는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공세를 펼치며 차별화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반면 안 후보 측에서는 최근 지지율 부진이 일시적인 조정기일 뿐, 선거 중반전이 넘어가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김성식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조정 국면은 큰 틀에서 불가피했다고 본다"며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지점에서는 우리가 늘 강조하는 미래와 통합, 더 나은 정권교체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며 다시 한 번 거센 물결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만간 문 후보와의 '골든크로스'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안 후보 측은 안보 이슈의 쟁점화로 대선판이 '진보 대 보수'의 이분법적 프레임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하면서 안 후보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미래 대 과거'의 구도로 환원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과의 약속, 미래비전선언' 선포식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래와 통합'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쏟을 계획입니다.

홍 후보 측은 보수층 결집에 힘입어 문 후보와 '진보 대 보수'의 양강구도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TK에서 일으킨 '동남풍'을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까지 북서 방향으로 밀어올려 보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게 첫 번째 구상입니다. 이후 강원도와 호남 지역도 공략해 전국적으로 보수우파의 표심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TV토론회를 적극 활용해 바닥 민심을 공략하고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서민 대통령'과 '안보 대통령'을 표방하는 홍 후보는 한반도 안보 위기임을 강조하면서 야권 후보와의 차별성도 부각합니다.

유 후보 측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가시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가운데 당내에서 사퇴론까지 제기되는 내우외환의 난국을 '인물론'으로 정면돌파할 계획입니다.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유 후보를 선뜻 '1순위'로 지지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의 소신 투표를 끌어낼 수 있느냐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경제·안보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할 태세입니다.

김세연 선거대책본부장은 "'돼지흥분제 후보'도 있고 국가 존망과 연결되는 외교·안보에서 의심스러운 후보들도 있다"며 "국민이 무자격 후보들을 걸러내고 가장 위기극복을 잘할 후보를 선택한다면 유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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