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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구의 탐구생활] 이효리는 곧 트렌드…제주 삶 4년, 다시 무대 오른다
입력 2017-04-23 07:06  | 수정 2017-04-23 13:2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가수 이효리(38)가 '소길댁' 생활은 잠시 접어두고 가수 복귀를 앞두고 있다. 4년 만에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 사이 가요계는 시시각각 변해왔다.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는 그의 음악은 '이효리는 곧 트렌드'였다. 이효리는 이제 한적한 전원생활을 뒤로 한 채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는 무대에 오른다.
이효리는 지난 2013년 다섯 번째 정규앨범 '모노크롬'을 발표했다. 선공개곡 '미스코리아'와 타이틀곡 '배드 걸스'는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1위를 휩쓸었다. 전 앨범에서 표절 시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음악으로 재도약했다. 2014년에는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를 진행해 방송에서도 이전과 같이 활약했다.
이효리는 같은 해 9월 기타리스트 이상순(43)과 결혼한 뒤 제주도로 떠났다. 아이돌 그룹 핑클로 데뷔한 뒤 여러 분야에서 발자취를 남겼던 그가 연예계를 떠나 홀연히 제주도로 터전을 옮겼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겉보기엔 화려하나 외로운 연예인의 삶에 대해 토로했던 그의 어색하지 않은 선택이었다.
제주도 애월읍 소길리에 터를 잡은 이효리는 블로그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소식을 전했다. '이효리' 대신 지명을 따와 '소길댁'이라고 이름 붙였다. 데뷔 이후 내내 화제가 됐던 이효리는 소길댁으로서도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폭발적인 방문자와 비례해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고, 방문객들이 몰려 집 초인종은 쉴새 없이 울렸다.

서울에서 제주도로 거처를 옮겼으나 시대를 이끄는 건 같았다. 이효리가 SNS에 올린 건강식은 단숨에 품절됐고, 생활 방식마저도 유행이 됐다. 동물 보호에 앞장섰던 그는 자동차회사 직원들의 복직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무대 위 조명은 제주도의 따스한 햇볕으로 바뀌었을 뿐, 세상의 눈은 그를 향해 있었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이 빈번해지자 일각에서는 비난도 들끓었다. 제주도의 일상은 그저 연예인이 누리는 사치이고, 여전히 관심받길 원한다는 지적이었다. 반대로 연예인으로서 사회적인 참여를 이끄는 행동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있었다. 자신을 둘러싸고 떠들썩한 논란이 불붙자 이효리는 모든 SNS를 폐쇄했다.

가장 최근 이효리의 음성이 실린 음원이 발표된 건 지난해 11월이었다. 이효리는 국민들이 촛불을 높게 든 시국에 이승환 전인권과 '길가에 버려지다'를 불렀다. 잔잔한 통기타 반주에 흐르는 목소리에는 진심을 눌러 담은 듯했다. '연예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사회에 힘이 되는 행동을 했던 그가 오랜만에 세상과 숨을 나눴다.
곧이어 이효리는 '텐미닛'을 작곡한 김도현 작곡가와 김형석 프로듀서가 대표로 있는 키위미디어와 전속계약을 맺은 후 새 앨범을 발표한다고 알렸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주변에 시선을 돌렸던 그가 본업인 가수로 활동을 재개하는 순간, 닫아놨던 SNS를 열어 소통을 시작했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과 사회적인 일에 애정을 쏟았던 이효리가 이번에 선보이는 음악은 지난 앨범들과 또 다를 것으로 보인다. 이효리는 그동안 인생의 동반자를 만났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연예계에서 잠시 떨어져 머물렀다. 가수의 삶이 묻어날 수밖에 없는 음악에 30대 중반을 넘어선 이효리의 생각과 고민도 담겨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이효리가 최근 서울 작업실에서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 이효리가 총괄 프로듀서로 앨범을 구상했다"며 "곡은 완성됐고, 가사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3개 곡 중에 타이틀곡 선정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앨범 진행 상황 등은 극도로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한다. 공백을 깨고 발매하는 신보이고, 자신이 역량을 쏟아붓는 앨범이기 때문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효리은 음악과 더불어 이상순과 함께 제주도에서 부부 민박집을 운영하는 JTBC '효리네 민박'을 촬영한다. 2008년 SBS '패밀리가 떴다'로 사상 처음으로 가수가 연예대상 영예를 안은 기록을 세웠던 그가 제주도 경험을 버무린 잔잔한 웃음을 전한다.
유행의 최전선에 있다가 자연을 벗 삼아 지내던 이효리는 조만간 새 앨범과 방송으로 대중과 만난다. 제주도의 삶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달라진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이효리는 여성 솔로 가수이자 선망의 대상으로 익숙했던 연예계로 다시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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