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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앤씨]추억 소환, 무!적! 파워레인저~
입력 2017-04-23 07:0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어린 시절 슈퍼 영웅 중 하나였던 파워레인저. 다섯 가지 색깔의 옷을 깔 맞춰 입고 악당들을 물리친 그 영웅들이 다시 돌아온 건 분명 기쁘다. 학창 시절의 추억 소환 자체만으로 행복한 일이니까.
오랜만에 들려온 "무적 파워레인저~"라는 그 멜로디를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영화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은 분명 스케일이 커졌고, 강렬한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전투신도 화려해졌는데 현재가 아닌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과거 기억 속 파워레인저는 아마 지금의 아이언맨 같은 어벤져스 히어로와 동격이거나 더 대단했을 텐데 이제는 대단하게 보이지 않는다.
아웃사이더 청소년 5명이 친구가 되고, 절대악 리타와 맞서 지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긴장감을 유발해야 하는데 동화되기 쉽지 않다. 이제 더는 어린아이가 아니기 때문일까.

슈퍼맨이나 배트맨 같은 과거의 영웅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과 달리 속이 빈 것 같다. 파워레인저 탄생 42주년을 기념하고, 24년 만에 다시 영화화됐으면 다르길 바랐건만 아쉬움이 가득하다.
미국 10대 아이들이라는 설정과 배경이 일본에서 만들어졌던 TV 시리즈와 달라서 익숙하지 않은 이질감을 주는 이유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아니면, 이제 마지막 보루 후레쉬맨을 기다려야 하는 걸까.
파워레인져스: 더 비기닝은 7부작의 서막을 알리는 작품이다. 소중한 추억이 저당 잡힌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온다.
물론 꼬맹이들은 좋아할 만하다. 앞자리에 앉은 초등학생 아이들 3명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흥분했다. "대박"이라고 소리 지르며 환호하기도 했으니까.
이 사내아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순수함을 잃어버린 어른들에게는 유치하지만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일 듯하다. 아니면, 이 사내아이들의 부모처럼 영화가 끝나길 기다리며 커피숍에서 수다를 떠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파워레인저가 추억을 소환한 것 같긴 한데 쓸쓸한 마음이 한구석을 채웠다. 2편은 또 다음 편을 기대할 무언가가 담겨있기를 바란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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