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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8회, 다저스 불펜이 녹았다...애리조나에 참패
입력 2017-04-22 14:09  | 수정 2017-04-22 14:34
믿었던 불펜에 발등찍히다. 사진(美 피닉스)=ⓒ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불펜진은 22일(한국시간) 경기전까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좋은 1.33의 평균자책점(54 1/3이닝 8자책)을 기록하고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5회 선발이 조금만 흔들리면 바로 불펜을 가리키며 마운드로 걸어나오는 일이 잦았던 것도 이를 믿었기 때문이다.
이날도 로버츠는 선발 알렉스 우드를 크게 신뢰하지 않았다. 5회 2사 2, 3루에서 제이크 램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네번째 실점하자 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선발 우드의 투구 수는 76개.
로버츠의 계획은 7회까지는 뜻대로 잘 풀려갔다. 5회 2사 1루에 구원 등판한 바에즈가 4개 아웃을 잡았고, 7회는 로스 스트리플링이 실점없이 막았다.
그러나 8회 재앙이 벌어졌다.
5-4로 앞서며 8회말을 맞이한 다저스는 8회말에만 9점을 실점하며 5-13으로 허무하게 졌다.
스트리플링을 시작으로 루이스 아빌란, 세르지오 로모, 조시 필즈 등 네 명의 투수가 불을 끄러 나왔지만 물이 아니라 기름을 퍼부었다. 이들은 아웃 3개를 잡는 사이 14명의 타자를 상대로 2루타 3개 포함 안타 6개, 볼넷 5개(고의사구 1개 포함), 그리고 보크 한 개를 기록했다.
무사 2, 3루에서 구원 등판한 루이스 아빌란이 볼넷 2개를 내주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했고, 이어 등판한 세르지오 로모가 보크로 한 점을 더 허용한데 이어 안타 2개와 볼넷 3개를 연달아 허용하며 피해가 늘었다.

구원 등판한 필즈는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이후 8회에만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두 대타, 크리스 아이아네타와 다니엘 데스칼소에게 연속 안타를 두들겨맞으며 실점이 늘어났다.
애리조나는 이번이 구단 역사상 여섯번째로 9득점을 낸 이닝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4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6회 9점을 뽑았다.
로버츠는 5회 2사에서 선발 알렉스 우드를 내리고 과감하게 불펜을 가동했다. 그러나 8회 불펜이 무너졌다. 사진(美 피닉스)=ⓒAFPBBNews = News1
8회만 제외하면, 팽팽한 승부였다. 한쪽이 앞서가면 반대쪽이 따라붙는,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다저스가 1회 먼저 코리 시거의 2점 홈런으로 앞서가자 애리조나가 1회말 A.J. 폴락의 솔로 홈런으로 응수했다. 3회에는 폴락과 크리스 오윙스의 연속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다저스가 5회초 작 피더슨의 2루타에 이은 시거의 안타로 다시 한 점을 앞서가자 5회말 애리조나는 2사 2, 3루에서 제이크 램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했다. 다저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6회 야스마니 그랜달이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쳤고, 상대 우익수 수비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달렸다. 이어 앤드류 톨스가 중전 안타로 그랜달을 불러들였다. 7회에는 크리스 테일러의 솔로 홈런이 나왔다.
이날 경기에서는 의미 있는 홈런이 두 개 나왔다. 애리조나 1번 타자 폴락은 1회 홈런을 때리며 자신의 생애 첫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유틸리티 선수인 테일러는 7회 투수 타석에 대타로 나와 좌측 담장 넘어가는 홈런을 기록했다. 자신의 생애 첫, 그리고 팀의 이번 시즌 첫 대타 홈런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비디오 판독으로 사실상 한 점을 지웠다. 7회말 폴 골드슈미트의 좌중간 담장까지 굴러가는 3루타 때 공이 담장 밑에 박힌 것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 그라운드 룰에 따라 2루타로 번복시켰다. 골드슈미트는 이어진 제이크 램의 좌익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때 좌익수 앤드류 톨스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지만, 다음 타자 야스마니 토마스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결국 득점에 실패했다. 8회말 대량실점이 아니었다면 '신의 한 수'가 될만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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