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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300원 화장품 신화` 미샤, IMM이 1882억원에 산다
입력 2017-04-21 20:18  | 수정 2017-04-21 23:34
2000년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국내 중저가 화장품 바람을 몰고 왔던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이사 회장(이하 대표)이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운용자산 3조원 규모의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서 대표 지분을 인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 대표는 보유 중인 에이블씨엔씨 보통주 495만여 주(지분율 29.31%) 가운데 431만여 주(25.5%)를 약 1882억원에 투자회사 비너스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지분 매각 구조는 비너스원이 에이블씨엔씨의 100% 자회사인 광고대행사 리프앤바인 지분 전량을 인수한 뒤 리프앤바인을 통해 서 대표 지분을 양도받는 방식이다. 비너스원은 IMM PE가 에이블씨엔씨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 회사다.
회사 측은 "매수자와 매도자 각각의 선행조건이 완료되는 대로 잔금 지급과 주식 인도가 마무리된다"며 "이 사항이 확인되면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IMM PE 측은 서 대표 지분과 함께 경영권도 인수할 방침이다. 서 대표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각 배경과 관련해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미샤 브랜드가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자 서 대표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서 대표가 IMM PE 측 설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최종 결정을 놓고 밤잠을 설치며 막판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는 에이블씨엔씨가 보유한 중고등학생 대상 '어퓨'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향후 2~3년간 국내 유통망 강화 등 사업구조 개선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2000년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창업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드숍 화장품 시대를 연 인물이다. 화장품이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은 마케팅과 과대 포장 때문이라며 화장품을 3300원에 팔아 업계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로드숍이 잇따라 생겨나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위기에 직면했다. 실제로 2012년 53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4년 67억원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최근 2년간 실적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346억원과 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6.5%와 37.3% 증가했다.
[강두순 기자 / 강다영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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