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4월 19일 뉴스초점-공짜점심은 없다
입력 2017-04-19 20:11  | 수정 2017-04-19 20:36
'한미 동맹은 강철같고 변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100% 한국 편이다. 단,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개선해 준다면…'

방한한 미국 펜스 부통령이 한국을 떠나기 전 던진 말입니다. 미국이 북한 핵미사일은 막아줄 테니, 그 대가로 미국에 손해를 주는 한미 FTA를 좀 바꿔보자는 거죠.

든든한 동맹국 미국이 결국은 속내를 드러낸 겁니다. 혹자는 미국이 '안보 우산에 대한 청구서를 던진 거다'라고 평가하고 있죠.

그런데 사실 우리만 당한 건 아닙니다.

'미국 안에 있는 일본 기업에 대한 국경세를 막아줄테니 미국에 공장을 세워라'

'러시아의 경제제재를 해제시켜줄테니 라이벌인 중국을 같이 견제하자'

'나토의 중요성을 인정할테니 동맹국들은 분담금을 더 내라'

'하나를 줄테니 하나를 내놔라' 라는 거래 외교, 이게 트럼프 식 외교 기술인데 여기에 그동안 꿈쩍도 않던 중국까지 움직였죠.

지난 6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북한산 석탄을 돌려보내고 평양행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키는가 하면 북한 관광의 문을 닫는 등 고강도 대북 압박을 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대가가 있었죠.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벗어난 거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한 일이고 나라 간에도 협상은 필요한거니 뭐라 탓할 순 없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한 국가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딱 그런 상황인데, 우리 정부는 '한미 FTA 개선 발언은 재협상이 아닌 미세조정이며 크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미중 간 빅딜설이 나돌았던 사드배치는 예정대로 간다'

그저 미국만 믿는다는 식입니다.


철저히 비즈니스 협상 기술로 동맹국으로부터도 이익을 취하겠다는 미국.

미국이 뭐라고 하던 끝까지 믿고 의지하겠다는 우리 정부.

결국, 우리가 살 길은우리의 힘을 키우는 것 뿐인데 대북정책을 놓고도 오락가락 아옹다옹 다투는 우리 정치권은 이에 대해 어떤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아니, 고민이 필요한 걸 알고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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