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중취재] 원자재값 폭등 속수무책
입력 2008-02-29 16:05  | 수정 2008-02-29 16:05
유연탄과 철광석 등 국제 원자재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그냥 앉아서 가격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한국전력의 지난해 영업이익입니다.


2006년 1조2천3백억원에 달했던 이익이 1년만에 3천817억으로 1조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발전에 필요한 연료비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체 발전량의 40%를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의 경우 연료인 우라늄 가격은2002년 파운드당 8달러에서 지금은 73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발전량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화력발전의 연료인 유연탄 가격 역시 1년전 톤당 52달러에서 97달러까지 뛰었고, 최근에는 15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인터뷰 : 박용연 과장 / 서부발전 연료팀 - "올해 필요한 석탄 물량의 90%를 작년에 미리 확보했기 때문에 지금의 급등하는 가격이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내년도 물량을 확보할때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 역시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말까지만 톤당 53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85달러까지 뛰었습니다.

구리와 아연, 니켈 등 산업용으로 쓰이는 광물 대부분이 2~3배 가량 가격이 올랐습니다.

원자재값 인상은 생산원가를 올리고, 다시 중간업체들의 제품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인터뷰 : 허진석 / 포스코 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런 원료가격의 폭등은 국내 산업에도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또 철강사간 경쟁에서도 원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경쟁력 유지의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국가들의 자원소비가 대폭 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광물자원은 몇몇 국가에만 편중돼 있어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 권혁수 /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 - "수입 가격 자체가 생산자의 일방적 결정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움직이는 가격이 아니다. 생산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가 많다."

품귀 현상에다 가격까지 치솟다 보니 자원민족주의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광물자원개발을 국영기업으로 제한했고, 베네수엘라나 볼리비아는 아예 국유화 조치를 내렸습니다.

주요 광물의 주 생산국가인 중국은 수출관세를 부과해 자원 수출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정민수 / 광업진흥공사 해외기획실장 - "자원이 부족한 국가, 특히 일본이나 대만이나 심지어는 중국까지도 세계 자원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저희들이 상당히 치열한 경쟁을 해서 따야 하는..'

이렇다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그저 앉아서 가격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나마 최근 해외자원 개발 붐이 일고 있지만 정부와 민간기업이 따로 따로입니다.

정부와 민간기업, 그리고 소비자가 유기적인 협력으로 10여 년 전부터 자원확보에 발벗고 나선 일본과는 딴 판입니다.

김형오 기자
- "세계는 지금 원자재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원자재를 상품이 아닌 안보적 차원의 전략물자로 관리하는게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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