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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 업그레이드 피어밴드 “호투 비결, 너클볼 만은 아니다”
입력 2017-04-17 07:44 
kt 위즈의 라이언 피어밴드는 15일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3승 23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초부터 활약 중인 kt 위즈의 외국인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2)는 노력파다. 비장의 무기인 너클볼을 꾸준히 연습하며 감각을 유지했기 때문에 올 시즌 꽃피운 것이다.
KBO리그 3년차인 피어밴드는 자신에 관한 기사를 꼼꼼히 체크한다.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으로 검색할 줄도 안다. 구단 관계자는 피어밴드가 포털사이트의 번역 서비스를 이용해로 기사를 본다. 오역으로 이해가 가지 않을 경우에는 무슨 내용인지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기사 체크는 지난 15일 LG 트윈스전 9이닝 무실점의 호투의 비결이기도 했다. LG가 자신의 너클볼을 대비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체인지업의 비중을 늘렸다.
피어밴드의 너클볼은 현재 KBO리그에서 언터쳐블이다. 그런데 갑자기 너클볼을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피어밴드는 어릴 때부터 너클볼을 던져봤다. 언젠가는 던질 생각을 했지만 실전에서 던질 여건이 아니었다. 하지만 캐치볼 등 연습할 때에는 너클볼을 던지며 감각을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한국땅을 밟은 피어밴드는 이듬해 여름 kt로 이적한 뒤 새 팀에서 자리 잡는 데 힘을 다했다. 그리고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너클볼을 연마한 피어밴드는 포수 장성우를 만났다. 장성우는 지난해 1군에 1경기도 뛰지 않았다.
피어밴드는 장성우와 호흡에 대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장성우가 허리를 다쳐 걱정했는데 건강하게 잘 잡아주고 있다. 다른 포수에 비해 자신의 너클볼을 많이 잡아준 선수라 편하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부터 피어밴드의 너클볼을 지켜본 김진욱 kt 감독은 변화구를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제대로 던지기 때문에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너클볼러보다 피어밴드의 구속이 빠른 것은 포수가 잡을 수 있도록 제구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투구를 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피어밴드의 공이 올해 더 좋아졌다. 15일 경기에서 너클볼을 많이 안 던졌으나 결정적인 순간 너클볼을 던졌다. 피어밴드의 너클볼은 일반적인 너클볼과 달리 많이 흔들리지 않았다. 공에 회전력이 없으니 쳐도 멀리 나가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피어밴드는 16일 현재 3승 평균자책점 0.36을 기록하고 있다. WHIP는 0.56에 불과하다. 승리, 승률, 평균자책점 부문 1위다.
피어밴드는 올해 활약에 대해 "너클볼 때문에 유리해진 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제구가 좋아져 두루 덕을 보는 것 같다. 공을 던질 때 팔이 쳐지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계속 신경쓰다보니 좋아진 것 같다. 너클볼도 제구에 집중하며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어밴드의 무실점 행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는 정작 자신의 기록에 대해 말을 아꼈다. 기록에 대한 질문에 ‘조용히 해 달라는 제스처를 취한 그는 외국에서는 기록을 말하면 깨지는 징크스가 있어 굳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피어밴드의 올 시즌 목표는 2가지다.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뛰는 것과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다. 피어밴드는 지금까지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으며 100%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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