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치열한 문재인-안철수, 안희정 캠프에 `러브콜`
입력 2017-04-13 16:17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캠프가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 지지표를 자신들에게 끌어오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인 것으로 나타나자 안 지사 지지층을 흡수하는 쪽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는 13일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를 '삼고초려' 끝에 경제특보로 영입했다. '변양호 신드롬'의 당사자인 변 특보는 1997년부터 2005년까지 경제·금융정책을 만들어온 정통 엘리트 경제관료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국제금융 주무과장과 국장으로서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던 주역이다. 공무원을 그만둔 후에는 국내 첫 토종 사모투자펀드인 보고펀드를 설립해 이끌었다.
변 특보는 2003년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을 주도했고, 이후 헐값매각 시비에 휘말려 구속됐다가 4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공무원 사회에는 '논란이 있는 사안은 손대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확산돼면서 소위 '변양호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변 특보는 '중복지 중조세'를 중심으로 국가가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깔고, 규제를 혁파해 개인과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는 경제성장론을 가지고 있다. 공무원의 보신주의를 혁파하기 위해 검찰과 감사원의 강력한 개혁을 주장하기도 한다.

변 특보는 안 후보에게 거시경제 정책 전반과 조세·복지·규제혁파 등 여러 경제 분야에서 조언과 정책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의 정치적 동반자인 김성식 의원과 깊은 신뢰관계를 가지고 있다.
안 후보의 국민캠프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캠프처럼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세불리기 식으로 캠프를 꾸리지 않을 것"이라며 "변양호 경제특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꼭 필요한 전문가들에 대한 인재영입 작업을 펴고 있으며 향후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안 후보캠프는 변양호 전 국장 외에 안희정 지사 자문그룹에 속했던 전문가들을 영입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캠프에서 접촉 중인 대학교수 A씨는 "제안 받은 것은 맞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측이 '안희정 사람들'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누구에게 표를 줄지 결정하지 못한 안희정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안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안 지사 지지자들은 중도파들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는 문재인 후보쪽보다는 우리와 더 가깝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는 안희정 지사 지지층의 이탈을 막고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안희정 등판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선후 문재인 후보가 안희정 지사와 3번이나 만나 화합을 강조했지만 안희정 지지자들의 동요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지사직을 사퇴하고 직접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줄 수 있는지를 안 지사측에 타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안희정 지사도 "그런 요청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안 지사는 기존 약속대로 "충남 도지사로 역할을 하면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문 후보를 돕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안희정 지사의 팬카페도 '문재인 지지파'와 '안철수 지지파'로 나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지지파들은 "안희정 지사가 정당중심의 정치를 강조했고 경선 패배 이후에 문 지사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이를 따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고 안철수 지지파들은 "경선 과정에서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이 보인 극단적인 반응에 질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12일 치뤄진 보궐선거 결과를 놓고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하남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점을 들어 "4당이 모두 후보를 냈고 수도권표심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고 국민의당은 호남지역의 5개 광역·기초의원 5석 중 3석의 승리를 강조하며 "호남의 민심은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철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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