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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면세점 영업개시 연기…신세계·현대百 한숨 돌렸다
입력 2017-04-12 17:51 
정부가 신규 면세점 영업개시일을 늦춰주기로 하면서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면세점시장을 책임지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나기는 피했다는 진단이다. 12일 유진투자증권은 관세청의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영업 개시 기한 연기로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신규 면세사업자들의 손실이 경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선정된 신규 면세점 사업자는 6곳으로 적어도 올해에는 특허요건을 갖춰 영업을 개시해야만 했다.
이미 영업을 개시한 호텔롯데(월드타워점)를 제외한 신세계디에프·현대백화점·탑시티·부산·알펜시아 등 5곳은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연말 영업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개시일이 3개월 이상 늦춰질 경우 피해는 최소화될 전망이다. 2012년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줄었던 대일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는 데 11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신규 면세점 오픈 비용 반영으로 예상됐던 하반기 실적 감소 우려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경우 사업자 요청 시 영업개시 시한을 늦춰주기로 한 관세청의 방침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신규 영업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늦추는 게 아닌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중장기적 손익 개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1300억원에서 1340억원으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관세청은 전날 신규 면세점 영업개시일 연장을 추진하고 특허수수료 납부기한 연장 및 분할납부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면세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해 외국인 방문객 1720만명 중 중국인은 46.8%인 806만명이며 국내 면세점시장(12조3000억원)에서 중국인 비중은 70%인 8조6000억원에 달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관광 규제가 시행된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9.1% 급감했다. 단순 계산으로 이 추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경우 연간 3조원 이상 국내 면세점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셈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전일 대비 3.69%, 현대백화점은 1.95% 올랐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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